
식도 역류는 글자 그대로 위에서 소화되고 있는 음식물이 식도로 침범하는 현상이다. 강한 산성을 띠는 위산이 식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여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식도 역류의 원인과 식도 역류 증상, 그리고 예방 및 치료법을 알아보도록 한다.
식도 역류의 이해
음식물을 섭취하면 입에서 잘게 부순 다음 목으로 넘긴다. 식도를 타고 내려간 음식물은 위에서 위산과 섞여 본격적으로 소화·흡수되기 위한 과정을 거친다. 위산은 강한 산성을 띠는 물질로, 단백질을 분해하는 소화 효소 ‘펩신’의 활성화를 돕는다. 또한, 음식물에 포함돼 있는 세균이나 기타 미생물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본래대로라면 음식물은 이러한 소화 과정을 거친 다음 반액체 상태(유미즙)로 소장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여기서 식도로 역류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해부학적 구조를 생각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음식물이 식도를 통과해 위로 들어가면 식도와 위 사이의 문(하부 식도 괄약근, LES)이 닫힌다. 그 상태에서 위산과 섞여 분해된다. 강한 산성을 띠는 위산은 위를 제외한 다른 조직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그것이 넘어오지 않도록 차단해주는 것이 하부 식도 괄약근의 역할이다.
하지만 여러 원인에 의해 하부 식도 괄약근의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위산과 섞인 음식물 일부가 괄약근을 넘어 식도 하부로 침투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식도 역류’ 증상이다. 비유하자면 텀블러 뚜껑에 이상이 생겨, 내용물이 흘러나오는 것과 같다.
식도 역류 증상
위산은 pH 1~3 사이로 매우 강한 산성을 띤다.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그 안의 병원균을 억제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위를 제외한 체내 다른 장기나 기관들은 위산을 견뎌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식도 역류로 인해 손상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식도 역류 증상의 가장 흔한 사례는 ‘속쓰림’이다. 가슴 한복판 언저리에서 타는 듯한 통증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 중 확률적으로 가장 높은 것이 식도 역류다. 건강보험 통계에서 2023년 기준 약 480만 명이 식도 역류로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식도는 주로 점막으로 구성돼 있으며, 위산에 대한 내성이 낮기 때문에 쉽게 손상된다. 강한 산성으로 신맛이 나는 위 내용물이 목으로 올라오는 느낌이 드는데, 관용어구로 흔히 사용하는 ‘신물이 난다’라는 표현이 이 증상을 가리킨다.
또한, 목에 이물감이 느껴진다거나 통증이 느껴지는 것도 식도 역류 증상이다. 식도가 손상돼 염증이 발생하면 그로 인해 불쾌한 냄새가 올라올 수도 있다. 강한 자극으로 주변 부위 신경을 자극해 반사적인 기침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식도와 기도의 신경 경로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만성 기침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식도 역류 원인과 개선 포인트
식도 역류는 근본적으로 하부 식도 괄약근의 약화가 원인이다. 하지만 식도 괄약근이 왜 약해지는 것일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며, 공통점을 꼽자면 ‘균형 이상’이라 할 수 있다.
먼저 과체중이나 비만이 원인이 된다. 본래 식도 괄약근의 압력과 복부 압력이 균형을 이루어야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때 복부의 지방 축적으로 압력이 증가하게 되면 이 균형이 깨진다. 밀어내던 힘의 팽팽한 균형이 깨지며 식도 괄약근이 약해지는 것이다. 같은 원리로 임신 시에도 복부 압력이 증가하며 식도 역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식도 괄약근은 기본적으로 ‘근육 조직’이기 때문에, 특정 조건에 의해 이완될 수 있다. 카페인, 알코올이 대표적이며, 기름진 음식, 매운 음식도 비슷한 작용을 한다. 건강한 간식으로 언급되곤 하는 다크 초콜릿 역시 소량의 카페인을 포함하고 있으며, 카페인과 유사한 화합물 ‘테오브로민’으로 인해 식도 괄약근을 이완시키는 기능을 한다.
위산 분비 균형이 깨지는 것도 문제가 된다. 기름진 음식이나 매운 음식이 들어오면, 위는 보다 원활하게 소화를 시키기 위해 위산 분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모두 높은 음식도 마찬가지다. 두 성분 모두 에너지원이자 필수 영양소지만, 기본적으로 소화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들기 때문에 과도한 섭취는 위산 분비의 균형을 깨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런 요인들은 식도 역류를 일으키는 원인이자, 증상 개선을 목표로 할 때 점검할 수 있는 포인트도 될 수 있다. 식도 역류 증상이 아직 심각하지 않다면 위의 사항들을 개선함으로써 정상적인 상태를 되찾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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