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빚을 갚지 못하는 서민과 소상공인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 공공기관이 대신 갚은 대위변제액이 17조 원에 달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경제 불황과 함께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채무 불이행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 그 이유는?
1. 경기 침체 장기화와 소비 위축
코로나19 이후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내수 경기는 여전히 침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자영업자들은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매출이 급감했고, 기업들은 투자보다는 구조조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직장을 잃거나 소득이 줄어든 서민들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2. 고금리로 인한 대출 상환 부담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기존에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월 상환금이 크게 증가했다.
- 2021년 3%대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23년 7% 이상으로 상승했다.
- 같은 금액을 빌렸어도 상환액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차주들이 많다.
- 서민과 자영업자들은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대출을 연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3. 부동산 시장 침체와 전세 보증금 반환 문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집값 하락과 전세금 반환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세입자들에게 대신 보증금을 반환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 전세 사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세입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 집값 하락으로 인해 기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한 사람들도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
4. 자영업자들의 줄폐업과 채무 불이행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정부 지원금을 통해 버텼지만, 지원이 종료된 이후 매출 회복이 어려워지면서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경기 둔화와 소비 감소로 인해 많은 자영업자들이 빚을 갚지 못하고 있으며, 신용보증기금에서 대신 갚아주는 대위변제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 소상공인 대출 연체율이 2021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 음식점, 도소매업, 서비스업 등에서 폐업률이 상승하고 있다.
- 대출을 갚지 못한 자영업자들의 신용불량자가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위변제, 무엇이 문제인가?
1. 대위변제란 무엇인가?
대위변제는 금융기관이 보증한 대출에서 차주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금융 공공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제도를 의미한다. 하지만 공공기관이 대신 갚아줬다고 해서 빚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차주는 여전히 변제 책임을 지고 있으며, 공공기관이 차주에게 다시 상환을 요구하게 된다.
2. 대위변제 증가가 불러올 문제점
- 금융 공공기관의 부담 증가 → 결국 세금으로 충당될 가능성이 크다.
- 채무자들의 신용 악화 → 신용 불량자가 늘어나면서 경제 활동이 위축될 위험.
- 금융권 부실 증가 → 대출 상환 불이행이 많아지면 금융기관들도 손실을 입게 됨.
대위변제가 계속 증가하면 정부 재정에도 부담이 커지고, 장기적으로 금융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와 금융권의 대책은?
1. 채무 조정 및 연체 완화 프로그램 확대
정부는 채무불이행 증가를 막기 위해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 신속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통해 연체 전 채무 재조정 지원
- 장기 연체자 대상 분할 상환 유도 및 신용 회복 지원
- 서민금융진흥원을 통한 저금리 대환대출 상품 지원
2. 저금리 대환대출 및 상환 유예 제도 도입
고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금리 대환대출을 확대하고, 상환 유예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 기존 고금리 대출을 낮은 금리로 전환하는 대환대출 프로그램 운영
- 일정 기간 동안 원금 상환을 유예하는 제도 도입
-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대상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확대
3.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및 전세 사기 방지 대책
부동산 시장 침체와 전세 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 HUG 전세보증금 반환 지원 확대 및 불법 전세 계약 단속 강화
- 역전세난 피해자 지원 프로그램 마련
-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및 주택시장 회복을 위한 금리 조정 검토
대위변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경기 침체, 고금리, 부동산 시장 위기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대위변제는 단기적인 해결책일 뿐, 채무 불이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민과 소상공인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단순히 금융 지원을 늘리는 것을 넘어, 장기적인 경제 회복과 금융 안정성을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 공공기관의 역할을 강화하고, 부실 대출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대책이 시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경제 전반의 회복 없이는 대위변제 문제도 지속적으로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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