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몸의 어느 장기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다만, 그 와중에도 우선순위는 있는 듯하다. 예를 들면, 배가 아픈 것보다 가슴 쪽이 아픈 것을 좀 더 우려하는 것처럼 말이다. 가슴에는 심장과 폐 등의 장기가 위치해 있다.
특히 심장의 경우 아주 잠깐의 기능 이상으로도 위급해질 수 있는 중요한 장기다. ‘왼쪽 가슴 찌릿’이라는 증상이 덜컥 겁나게 만드는 이유다. 왼쪽 가슴이 찌릿하는 증상과 연관된 문제들, 그리고 동반되는 다른 증상들을 살펴본다.
왼쪽 가슴 찌릿? 정확한 느낌
통증이 나타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흔하게 겪게 되는 통증 형태를 꼽자면, 좁은 부위를 날카롭게 찌르는 ‘따끔함’을 들 수 있다. 날카로운 도구에 찔리는 듯한 통증으로, 신경에 가해지는 자극이나 손상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신경통이나 급성으로 나타나는 통증이 주로 이 유형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특정 부위가 마비된 듯한 감각이 들거나, 미세한 바늘로 반복해서 콕콕 찌르는 듯한 ‘저림’이 있다. 신경 압박이나 손상이 주된 원인으로, 관절부의 터널 증후군이나 디스크로 인한 신경 압박에서 흔히 나타난다.
비교적 넓은 범위에 걸쳐 나타나는 ‘뻐근함’도 많은 이들이 자주 겪는 유형이다. 주로 근육통이 여기에 해당한다. 근육 긴장이나 경직, 또는 염증 지속 등이 원인이 되는 유형으로, 주로 만성적 통증에서 발생한다. 이외에도 쥐어짜는 듯한 통증, 둔하게 짓누르는 듯한 통증, 화끈거리며 뜨겁게 느껴지는 통증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이 중에서 ‘찌릿함’이라는 통증은 따끔함이나 저림 유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디스크 증상을 가지고 있거나 겪어본 사람이라면, 앉았다 일어나거나 허리를 굽힐 때 순간 ‘찌릿’하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신경이 자극이나 압박을 받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찌릿한 통증은 보통 갑작스럽고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개 어느 한 지점, 또는 좁은 범위에서 발생하지만, ‘방사통’이라 하여 시작 지점에서부터 다른 부위로 빠르게 퍼져나가는 듯한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신경통인 경우 신경이 전달되는 속도로 통증이 퍼져나갈 수 있다.

‘왼쪽 가슴 찌릿’할 때 가능한 문제들
보통 상식적으로 왼쪽 가슴은 심장이 위치해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왼쪽 가슴 찌릿’이라는 증상에 대해 높은 불안감을 형성하는 원인이 된다. 이에 대해 먼저 오해를 바로 잡아야 한다. 실제로 심장은 왼쪽 가슴 한복판이 아니라, 가슴 중앙에 있지만 살짝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오히려 가슴 중앙부의 통증이 심장 문제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해부학적 측면을 이해한다면, 왼쪽 가슴이 찌릿한 감각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은 조금 잦아들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완전히 안심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와 관련된 증상의 스펙트럼은 꽤 다양하기 때문이다.
가장 대수롭지 않은 문제라면 ‘근육 긴장’을 꼽을 수 있다. 벤치프레스나 팔굽혀펴기(푸쉬업)와 같은 가슴 근육 단련 동작을 수행할 때, 자세가 잘못되거나 과도한 긴장이 가해지면 일순간 찌릿한 감각이 찾아올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보통 찌릿한 느낌 다음으로 가슴 근육 전체로 퍼지는 뻐근한 통증이 따라오게 된다.
다음으로 꽤 많은 사람들이 만성으로 안고 살아가는 ‘역류성 식도염’이 있다. 식도의 위치가 대략 가슴 위쪽 한가운데 즈음에 있기 때문에, 식도염 증상이 나타나면 가슴 부위 전반에 걸쳐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이때 왼쪽 가슴에도 통증이 가해질 수 있으므로 혼동할 수 있다.
처음에는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므로 심장 문제가 아닌가 혼동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식후에 나타난다면, 그리고 통증이 화끈거리는 느낌으로 이어진다면 식도염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동반되는 증상에 주목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심장의 위치는 가슴 한복판에서 살짝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즉, 왼쪽 가슴의 찌릿한 증상이 심장과 아예 무관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심장에 관련된 심각한 문제는 보통 ‘왼쪽 가슴 찌릿’이라는 단순한 증상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장은 전신의 혈액순환을 총괄하는 기관이므로, 심장 문제가 생기면 높은 확률로 호흡 곤란 또는 어지러움 문제가 따라온다. 갑자기 식은땀이 나거나 온몸에 오한이 든다면 심장마비 전조증상일 수 있다. 또한, 가슴의 어느 부위에서 통증이 시작됐든 간에 왼쪽 팔이나 턱 쪽으로 방사통이 생기는 경우 심장 문제를 의심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단지 왼쪽 가슴이 잠시 찌릿하는 정도로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다만, 운동이나 식사 같은 별도의 요인이 없이 찌릿하는 증상이 자주 반복된다면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미리 병원 상담을 받아볼 것을 권장한다.
직전에 언급한 동반 증상들이 따라온다면 두말할 필요 없이 응급실을 찾아 조치를 받아야 한다. 혹은 왼쪽 가슴이 단순히 ‘찌릿’하는 정도가 아니라 보다 격한 통증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