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은 유전보다 생활습관, 그중에서도 식습관과 더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 다수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식습관 개선을 암 예방의 핵심 전략 중 하나로 꼽는다. 실제로 일부 식품은 세포 손상을 막고, 체내 염증을 억제하며, 암세포의 성장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천연 항암제’라는 별명이 붙기도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단순히 건강에 좋은 수준을 넘어, 과학적 연구로 항암 효과가 입증된 식재료 5가지를 살펴본다. 약처럼 꾸준히 섭취하면 건강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1. 브로콜리 – 설포라판의 강력한 항암 작용
브로콜리는 십자화과 채소 중에서도 항암 효과가 가장 뛰어난 식품으로 꼽힌다. 특히 설포라판(sulforaphane)이라는 유황 화합물은 암세포의 자멸을 유도하고,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간, 폐, 유방, 위, 전립선 등 다양한 암 유형에서 효과가 보고되었으며, 발암 물질을 해독하는 효소를 활성화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브로콜리는 가열 방식에 따라 항암 성분의 손실률이 다르기 때문에, 데치거나 스팀 조리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마늘이나 양파와 함께 조리하면 설포라판의 체내 흡수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마늘 – 알리신이 만드는 항산화 방어막
마늘은 전통적으로 감기나 고혈압에 좋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항암 작용으로 주목받는 식품 중 하나다. 마늘 속의 알리신(allicin)은 암세포의 DNA 복제를 억제하고,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의 활성을 도와준다.
특히 위암, 대장암, 폐암의 발생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마늘은 생으로 먹을 때 알리신이 가장 활발하게 생성되며, 잘게 썰거나 다진 후 10분 정도 공기에 노출시키면 알리신 함량이 극대화된다.
마늘 특유의 향이나 위 자극이 부담스럽다면 마늘을 구워 먹거나, 요리에 소량씩 자주 넣는 방식이 좋다.

3. 녹차 –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GCG)의 저력
녹차에 포함된 카테킨류, 특히 EGCG(Epigallocatechin gallate)는 강력한 항산화 및 항염 작용을 통해 암세포의 성장과 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데 기여한다. 이 성분은 정상세포를 보호하면서도 암세포에는 선택적으로 작용해 자멸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특히 유방암, 전립선암, 피부암에서 EGCG의 항암 효과는 실험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다만 과도한 카페인 섭취를 방지하기 위해 하루 2~3잔 정도가 적당하며, 고온보다는 70~80도 정도의 온수로 우려내는 것이 성분 파괴를 줄이는 방법이다.

4. 강황 – 커큐민이 만드는 암세포 억제 환경
강황은 커리 요리에 자주 사용되는 향신료로, 커큐민(curcumin)이라는 생리활성 물질이 핵심 성분이다. 이 커큐민은 체내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암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대장암, 유방암, 췌장암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항산화 효소와 면역세포의 활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이중 작용을 한다. 다만 커큐민은 체내 흡수율이 낮기 때문에, 흑후추에 포함된 피페린(piperine)과 함께 섭취하면 흡수가 20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강황은 생강차처럼 우려내 마시거나, 카레 요리에 첨가하거나, 올리브유에 살짝 볶아드레싱으로 사용하는 식이 습관이 권장된다.

5. 표고버섯 – 렌티난이 면역세포를 깨운다
표고버섯은 단순한 식이섬유원으로 그치지 않는다. 표고에는 렌티난(lentinan)이라는 베타글루칸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물질은 면역세포를 자극하고 T세포, NK세포의 활성을 높여 암세포 공격력을 강화한다.
일본에서는 표고 추출물을 이용한 항암 치료 보조제가 실제로 사용되고 있을 만큼, 항암 효과는 의학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암환자의 식욕 저하와 면역력 저하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도 평가되고 있다.
표고버섯은 햇볕에 말릴수록 비타민D와 베타글루칸 함량이 높아지므로, 건조 표고를 사용해 국이나 찜에 넣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음식은 단순한 영양이 아니라 기능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식재료는 단순한 칼로리 섭취를 위한 수단이 아니다. 어떤 재료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몸속 세포의 환경이 바뀌고, 면역력이 조절되며, 암세포의 성장 환경을 바꿀 수 있다.
브로콜리, 마늘, 녹차, 강황, 표고버섯은 그 자체로는 약이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암 예방 및 관리에 있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식품들이다. 단, 특정 식품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식습관 전반의 균형과 다양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약 대신이라는 말이 과장으로 들릴 수 있지만, 예방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이 식품들은 충분히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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