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 김형주
- 출연
- 이병헌, 유아인,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김강훈
- 개봉
- 2025.03.26.
승부 연기의 신 이병헌에게 사죄해야 하는 유아인
한국에서 바둑하면 누가 뭐래도 조훈현과 이창호입니다.
둘의 관계는 사제지간인데 조훈현 집에서 이창호가 함께 숙식을 했죠.
보통 사제지간이면 기풍이라는 게 닮기 마련인데 전혀 그렇지 않았죠.
조훈현은 승부사라고 할 정도로 전투적이지만 이창호는 돌부처라고 할 정도였죠.
완전히 반대되는 성향이라 다들 놀랄 정도였는데요.
자연스럽게 바톤터치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후로도 서로 라이벌처럼 승부하죠.
이창호가 정점에 선 후에는 거의 이창호의 시대라고 할 수 있었겠지만요.
예전에는 지금과 달리 바둑의 인기가 어마어마했습니다.
바둑 대국이 열리면 TV에서 생방송으로 중계되 될 정도였고요.
밤이면 다양한 대국이 열려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알까기까지 유행했죠.
아마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로 바둑은 예전만큼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체스와 달리 바둑은 너무 무궁무진한 수가 있어 컴퓨터가 이길 수 없다고 했거든요.
그랬던 바둑인데 이제는 사람이 이길 수 없는 수준까지 되었죠.
바둑 인기가 워낙 높아 영화에도 나오지만 광고도 찍을 정도였고요.
영화 「승부」는 바둑이 가장 인기 있을 때를 배경으로 합니다.
영화는 21년에 촬영이 끝난 후 유아인으로 인해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었죠.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유아인이 연기한 사람이 이창호입니다.
영화는 두 라이벌에 대한 이야기지만 이창호보다는 조훈현 입장에 좀 더 가깝게 그려집니다.
아무래도 조훈현 이야기부터 시작되고 스승이기 때문입니다.
이창호가 아직 어린 초등학생 때 조훈현이 제자로 받아들이는 점 때문에도 그렇고요.
TV로 보던 이창호는 늘 과묵하고 말도 다소 느린 듯했는데요.
영화로 보니 어릴 때는 상당히 당차고 할 말은 참지 않고 하는 걸로 보였는데요.
자신만의 기풍을 찾아 돌부처라는 표현처럼 행동도 그렇게 된 듯도 합니다.
유아인을 빼고는 영화가 진행되지 않으니 제작진 걱정이 많았을 듯합니다.
아마도 이창호 아역을 한 김강훈 분량이 30분 정도 된 이유가 아닐까합니다.
그러다보니 영화와 관련된 마케팅에 유아인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조훈현과 이창호 대결을 그린 영화에서 이창호 역할 한 유아인이 사라진거죠.
그걸 제외하면 영화는 무척이나 재미있습니다.
바둑을 하나도 모르는 사람도 보는 데 전혀 지장없이 만들었고요.
제목인 승부처럼 사제지간과 상관없이 인간 대 인간으로 시합에 임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특히나 스승이었던 조훈현이 공식적인 첫대결에서 지고 무너지는 모습이 리얼합니다.
보통 이병헌을 연기의 신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연기는 도저히 깔 게 없다는 말까지 듣는데 이번 영화 「승부」에서도 똑같습니다.
이병헌이 연기한 조훈현이 완전히 판박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인데요.
하는 버릇을 완전히 따라할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로 보여주는 연기도 역시더라고요.
조훈현 라이벌로 나오는 남기철은 아마도 서봉수9단이 아닐까하더라고요.
특별출연인데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입니다.
조훈현과 이창호의 바둑대결과 이병헌과 유아인의 연기 앙상블이 조화를 이룹니다.
청출어람이지만 승부를 해야 하는 바둑에서 자신을 뛰어넘는 제자를 바라보는 시선.
스승을 존경하지만 배우려고 하기보다 이기려고 했을 때 드디어 뛰어넘는 제자.
이런 모습이 영화에서 아주 잘 그려지고 있습니다.
조훈현과 이창호의 이야기가 이제 나온게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추억의 바둑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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