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후기

모두가 사랑한 추억의 명작 드라마들을 떠올려 보자면 웃음과 눈물이 비율적으로 잘 담긴 정겨운 작품들이다. 특히 그것이 온 세대의 가족이 함께 보고 좋아하는 작품이라면 평가를 넘어서 모두의 기억속에 세겨질 인생 드라마로 불리게 된다.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넷플릭스 작품들은 장르적 성향이 강한 작품들이 대다수라 온가족이 보고 즐거워 할 작품은 아마도 나오길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폭싹 속았수다’는 넷플릭스에 가졌던 그러한 편견을 단번에 무너뜨린 드라마이자 아마도 그들이 한국에 진출해 선보인 작품 중 한국의 모든 세대가 오랫동안 기억하고 사랑하는 인생 드라마였다.

‘폭싹 속았수다’는 상업적인 시각에서 봤을 때 모든 세대의 한국인들이 정겹게 좋아할 수밖에 없는 큰 포인트를 지니고 있었다. 복고적 정서가 그것인데 그 정서가 꽤 먼 과거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50년대 후반에서 현재의 2025년까지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역사를 다루기 보다는 그 시대를 버티며 살아간 세대의 이야기를 평범한 남녀의 기나긴 로맨스로 풀어낸 것이다. 그 점에서 본다면 이 작품은 영화 ‘국제시장’과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장점을 절묘하게 차용했다.

이 때문에 누군가는 이 드라마가 4.3사건과 같은 제주도의 아픈 역사를 다루지 않은 것에 비난하고, 가정을 지켜온 주체적인 여성들의 삶을 가족 드라마로 만든 것을 폄훼라며 지적하기도 했다. 물론 다양한 시각의 평은 존중받아야 하며 건강한 비평 문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하지만 잠시 그러한 시대적, 사회적 무게를 내려놓고 모두가 그 시절의 아름다웠던 순간과 사랑했던 이들을 기억하는 소박한 추억의 시간도 존중받아야 하지 않을까? ‘폭싹 속았수다’는 무겁고 어렵게 느껴진 그러한 시대의 무게를 내려놓고 우리가 잊고 있었던 소중한 가족과 인간애에 관한 이야기를 따뜻하고 아름답게 그려내며 그 시절이 어둡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가난과 투쟁이 반복하던 시기였지만 그 시절도 모두가 사랑하고 위로를 해주던 아름다운 날들이었음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그 시절을 살아온 조부모, 부모 세대에 대한 헌정을 담아내며 우리 세대와의 아름다운 포옹을 하게 된다.

너무 거창한 표현 같지만, 사실 단순하게 보자면 ‘폭싹 속았수다’는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마이자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일단 이 드라마는 이야기 전개, 캐릭터의 관계등 모든 설정이 재미있게 다가온다. 보통 첫사랑과 관련한 이야기가 이뤄지는 것으로 끝나면 거기서 마무리되지만, ‘폭싹 속았수다’는 여기서부터가 새로운 시작을 알리게 된다. 1막이 첫사랑의 시작이라면 2막에서 4막까지는 그들의 삶이 사실 순탄치 않았음을 보여준다.

현실이 그렇듯 드라마 속 주인공이라 하더라도 그들이 사랑만으로 살아가기에는 쉽지 않다. 이후 드라마는 그들이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것을 부모가 감당해야 할 희생적 순간으로 그려 재미와 의미를 잡아내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들의 난관 극복에는 이들에게 무관심 하는듯 보였지만 누구보다 그들을 돕고 싶었던 가족, 이웃, 주변인들의 사랑과 도움이 있었음을 보여주며 예상치 못한 행복한 반전(?)의 연속을 보여준다. 한 마디로 츤데레의 연속이 이 드라마의 묘미다. 결국 힘든 시대를 극복하고 서로 도운 조부모, 부모 세대의 헌사를 우리 세대가 표현할 수 있는 최대 방식인 러브 스토리와 정겨운 가족 드라마로 표현한 셈이다. 그래서인지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가상이지만 묘하게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폭싹 속았수다’의 드라마는 단순한 신파가 아닌 절묘하게 계산되면서도 따뜻한 정서를 잘 포착한 각본과 연출의 묘미에 있다. 전작인 ‘동백꽃 필무렵’에서 모든 인물을 개성있게 표현하며 인간애를 부각한 임상춘 작가의 시선이 그 어느때 보다 깊이있게 다가왔으며, ‘미생’과 ‘나의 아저씨’에서 차가운 분위기속 따뜻한 여운을 만들어 내는 김원석 감독의 연출력이 이 작품에서 엄청나게 발휘되었다.

현실을 냉정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내지만 그럼에도 이 현실에는 일말의 따뜻한 사람들과 희망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게 그들이 그동안 만들어낸 이야기의 장점이었다. 그것을 단순한 신파가 아닌 기승전결의 절묘한 순서와 진실이 드러나는 반전 형태로 담아내 의미를 더해줬다는 점에서 ‘폭싹 속았수다’의 따뜻한 드라마는 더할 나위 없이 강렬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 드라마의 정점을 찍은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모든 배우의 명품 연기였다. 주연, 조연, 단역, 특별출연 할 것 없이 모두 다 존재감이 돋보였던 특별히 돋보이려 하지 않은 채 자기 역할에 충실한 부분이 더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이 작품의 주인공인 아이유, 박보검, 문소리, 박해준의 역할이 더 빛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아이유와 박보검 두 배우는 단순한 청춘 배우가 아닌 뛰어난 안목을 지닌 배우이자 우리 시대 최고의 국민 스타 배우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흥행 성적도 성적이지만 ‘폭싹 속았수다’가 지금 한국의 전 세대를 포옹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 작품은 앞으로 한국 콘텐츠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일 것이며 두 배우의 이름도 길이길이 남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멋진 찬사를 남기기보다는 그저 이 드라마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허한 마음에 위로가 되었던 연고와도 같았다. 명작의 의미로 평가하기보다는 그저 나와 우리 모두의 가슴 한쪽에 새겨질 아름다운 노스텔지어로 기억되었면 하는 바람이다. ‘폭싹 속았수다’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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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보니 ‘폭싹 속았수다’에서 최고로 착한 사람이었던 재평가된 이분
- 이 소년은 오디션서 원빈을 이겼고 현재는 700억 부동산 부자입니다
- 학씨보다 더했네…’폭싹 속았수다’의 진정한 악역이었던 이 여배우
- 전세계 여성팬들에게 청혼받고 있는 남미 스타일의 한국 꽃미남 배우
- 무속인들이 진짜 신내림 받을까봐 긴장하며 감시한 무당연기한 톱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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