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동 블루베리는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슈퍼푸드로 많은 사람들의 아침 식탁이나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고 당분은 적으며, 껍질째 먹을 수 있어 조리 없이 간편하게 즐기기에 매력적인 식품이다. 특히 냉동 상태로 유통되기 때문에 보관도 쉬워 가정뿐 아니라 카페, 병원식, 다이어트 식단에도 널리 활용된다. 문제는 이런 ‘편리함’이 위생에 대한 경계심을 무디게 만든다는 데 있다. 냉동이니까, 열처리를 했겠지, 그냥 물에 헹궈 먹어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냉동 블루베리를 대충 헹궈 먹었을 때 생기는 진짜 문제, 지금부터 짚어보자.

냉동 과일은 ‘살균’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냉동 과일은 얼리면서 모든 세균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냉동은 살균 과정이 아니다. 냉동 상태는 단지 미생물의 활동을 억제하는 수준에 그치며, 대장균, 노로바이러스, 리스테리아 같은 병원성 균은 냉동 상태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특히 블루베리는 수확 후 껍질을 그대로 유지한 채 급속냉동 처리되기 때문에, 농약 잔류물이나 미세먼지, 포장 중 유입된 미생물이 껍질에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
냉동 블루베리는 생과일과 달리 ‘익혀 먹는’ 용도로 유통되지 않기 때문에 더 철저한 세척이 필요하다. 단순히 흐르는 물에 몇 초 헹구는 것으로는 껍질 표면에 남아 있는 이물질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고, 특히 냉동과 해동을 반복할 경우 박테리아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위험성이 커진다.

블루베리 껍질의 ‘왁스층’이 오히려 오염을 붙잡는다
블루베리 표면을 보면 하얀 가루 같은 얇은 막이 있다. 이건 자연스러운 왁스층(블룸)으로, 수분 증발을 막고 병원균 침입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 왁스층은 외부 오염물질이나 살균되지 않은 박테리아가 부착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도 한다. 특히 냉동 과정에서 이 블룸층이 더욱 단단해지고, 껍질에 밀착된 채로 오염물질이 고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흐르는 물로는 이 블룸층을 충분히 제거할 수 없으며, 오히려 물에 살짝 적신 후 블루베리가 해동되면 겉은 촉촉해지지만 표면에 묻은 세균은 그대로 남는 경우가 많다. 설탕 코팅이나 첨가물이 없는 ‘순수 냉동 블루베리’일수록 오히려 더 세심한 세척이 필요하다. 해동이 시작되면서 세균의 증식 조건이 맞춰지는 순간, 냉동 보관의 장점은 사라지고 위험성이 커진다.

대충 씻은 블루베리는 장염 유발의 주요 원인 중 하나
최근 식중독이나 장염 환자 중 상당수가 ‘과일류 섭취’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냉동 과일류, 특히 블루베리·딸기류와 관련된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냉동 블루베리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도 있었으며, 국내에서도 유사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문제는 냉동 블루베리가 ‘깨끗할 것 같다’는 인식 때문에 소비자가 경계심 없이 섭취한다는 점이다. 일반 과일은 껍질을 벗기거나 삶거나 조리해서 먹는 경우가 많은 반면, 블루베리는 그냥 씻어서 바로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장 내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노인, 임산부에게는 가벼운 복통이 아니라 심각한 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흐르는 물’보다 더 안전한 세척 방법은?
그렇다면 냉동 블루베리를 어떻게 씻어야 할까? 단순히 흐르는 물에 잠깐 헹구는 건 부족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물과 식초를 9:1 비율로 섞은 용액에 블루베리를 2~3분 정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헹구는 방식이다. 식초는 천연 항균 효과가 있어 표면 세균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며, 블루베리의 영양성분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베이킹소다를 소량 푼 물에 담갔다가 헹구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단, 너무 오래 담그면 블루베리가 물러질 수 있으므로 2~3분 이내가 적당하다. 미지근한 물보다 찬물에 세척하는 것이 블루베리의 조직 손상을 줄이고, 항산화 성분도 더 잘 보존된다. 세척 후에는 키친타월로 가볍게 물기를 닦고, 바로 섭취하거나 다시 냉동보관하지 말고 당일 내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동 방식도 ‘안전 섭취’의 일부다
냉동 블루베리는 해동 방식에 따라 위생 상태가 달라질 수 있다. 상온에서 천천히 해동하는 방식은 블루베리 겉면의 온도를 장시간 상온에 노출시키면서 세균 번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냉장고에서 천천히 해동하거나, 필요한 양만 미리 꺼내서 세척한 뒤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해동된 블루베리는 다시 얼려 먹는 걸 피하고, 가능한 한 그날 섭취하는 것이 위생상 안전하다.
또한 믹서기에 갈아 먹는 경우라도 ‘갈기 전 세척’은 반드시 필요하다. 냉동 상태로 바로 블렌더에 넣는 습관은, 겉면 오염물질까지 함께 갈아버리는 결과가 되며, 고속 회전에 의한 열기와 함께 세균이 더 활발히 증식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편리한 식품일수록 위생은 더 엄격해야 한다
냉동 블루베리는 분명히 건강에 좋은 식품이다.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고, 섬유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장 건강과 피부 개선,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 효능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섭취 방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특히 ‘냉동이니까 괜찮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시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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