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어 근육이 중요하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코어 근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겉으로 드러나는 부위가 아니라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무릇 인간이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중요성을 곧잘 잊게 마련이니까. 많이 들어는 봤지만, 구체적인 정보는 잘 몰랐을 수 있는 복부 코어 근육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복부 코어 근육 바로알기
‘코어(Core)’라는 단어는 ‘중심’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복부 코어 근육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더라도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복벽 전문 외과의 샬롯 호른 박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복부 코어 근육은 ‘복벽의 바깥쪽을 둘러싼 근육으로 된 그릇’이다. 복부 안쪽에 신체 장기의 대부분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코어 근육은 흉근이나 이두근, 둔근 등과 같이 겉에서 보이는 것이 아니다. 이 대목에서 ‘식스팩’을 떠올리며 코어 근육도 보이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복부 코어 근육은 그보다 더 넓은 범위까지를 포괄한다. 식스팩은 복부 코어 근육의 지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호른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코어 근육은 “횡격막에서 시작해 골반 지지 근육까지 내려가는 모든 근육과 결합 조직을 통틀어 부르는 개념”이다. 식스팩은 물론 그 윗부분까지 감싸고 있으며, 복부 한복판의 중심부로 연결되는 세세한 근육과 조직, 신경까지 포함한다.
‘코어 근육’이라는 말은 전체에서 근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쓰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요소를 고려한다면 ‘복부 코어(Stomach Core)’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하다. 물론 그냥 ‘코어’라고만 불러도 무방하다.

복부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법
어쨌거나 근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복부 코어 근육을 강화하려면 복부를 자극하는 근력 운동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상복부를 자극하는 크런치, 하복부에 초점을 맞추는 리버스 크런치, 전체 복부를 쥐어짜듯 단련하는 풀 크런치를 비롯해, 플랭크와 사이드 플랭크 등의 동작이 ‘코어 근육 단련 방법’으로 추천된다.
전체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확한 답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위의 방법들이 코어 단련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 다만 코어의 ‘골격근 부분’을 단련하는 데 초점을 맞춘 방법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복부 코어에는 골격근 외에도 여러 장기와 그것을 움직이는 평활근, 각종 조직, 그들 사이를 연결하는 혈관과 신경 등이 포함된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까? 어떤 특별한 방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호른 박사는 “복부 코어의 구조적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법은 일상 활동 중 자주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멋진 복근을 갖기 위해서라면 복부 단련 운동에 매진해도 좋지만, 수십 번의 크런치 동작을 쉬지 않고 할 수 있어야만 튼튼한 코어인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호른 박사는 “사람들은 누웠다가 앉을 때, 앉았다가 일어설 때, 바닥에 있는 물건을 들어올릴 때와 같은 일상적인 움직임에서 코어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그녀는 “요가나 필라테스에서는 ‘배꼽을 척추 쪽으로 당긴다’라는 느낌을 가르치기도 한다”라며 “이 동작이 복벽 깊숙한 곳에 있는 근육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한다.

복부 코어가 건강해야 하는 이유
강력한 복부 코어는 신체의 많은 부분에 기여한다. 보통은 운동 능력의 향상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간단한 예로, 딥스나 데드 행 동작을 하면서 다리를 들어올리는 레그 레이즈 동작을 수행하려면 상당한 코어 근력을 필요로 한다.
이밖에 코어가 충분히 강화돼 있는 사람은 전반적으로 ‘체력이 좋다’라는 느낌을 준다. 몸 내부에서 에너지 대사 및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면서, 체력 분배 및 재충전이 잘 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반대로 복부 코어가 취약해지면 각종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호른 박사는 가장 먼저 자신의 전공인 복벽 외과 측면에서 ‘탈장 발생 위험’이 높다고 지적한다. 탈장은 장기 또는 조직의 일부가 근육의 약한 부분을 통해 튀어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호른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밖에도 만성 기침과 같은 호흡기 문제, 염증성 장 질환, 심지어 암 발생 위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각종 수술 후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만성 기침으로 인해 탈장이 발생하는 경우가 꽤 흔하다. 비유하자면 기침을 할 때마다 복벽에 펀치를 가하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호른 박사는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습관이 건강한 코어를 만드는 것과 직결된다고 이야기한다. 여기는 흡연 여부나 음주 습관, 운동 및 생활습관이 모두 포함된다. 사실상 코어는 글자 그대로 몸의 중심 엔진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즉, 코어 건강은 어느 특정 부위의 건강이 아니라, ‘몸 전체 건강의 축소판’이라 볼 수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