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고팠던 시절의 음식, 지금은 힐링 간식이 됐습니다
요즘 인기 있는 간식 리스트를 보면 어릴 적 시장에서나 보던 음식들이 다시 눈에 띕니다.
꿀떡, 꽈배기, 연탄불 떡볶이처럼 어딘가 ‘투박하고 촌스러운’ 느낌이었던 먹거리들이 이제는 고급 베이커리와 프랜차이즈 메뉴판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들 음식의 공통점은 바로 전쟁 직후, 가난했던 시절 탄생한 ‘생존형 음식’이었다는 것입니다.
쌀 대신 밀가루, 고기 대신 떡, 설탕 대신 조청으로 대체하며 만든 음식이 지금은 ‘레트로 감성’이라는 이름 아래 Z세대와 MZ세대에게 프리미엄 간식으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그 시절의 절박한 생존 음식이, 지금은 따뜻한 추억과 감성을 담은 먹거리로 소비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꿀떡, 꽈배기… 밀가루와 설탕의 재해석
꿀떡은 쌀이 귀하던 시절, 찹쌀가루를 최소한만 사용하고 조청으로 속을 채워 만든 절약형 간식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생일이나 명절처럼 특별한 날이 아니면 먹기 어려운 귀한 음식이었지만, 지금은 편의점과 디저트 카페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고, 쑥, 흑임자, 말차 등 다양한 프리미엄 재료와 결합해 고급화되고 있습니다. 꽈배기는 밀가루와 설탕, 기름만으로 만들 수 있는 가난한 시절의 대표적인 시장 간식이었지만, 이제는 버터를 넣은 수제 버전, 크림치즈 필링을 더한 형태, 고단백 밀로 만든 건강 버전까지 등장하며 명실상부한 ‘재해석 디저트’로 자리 잡았습니다.
밀가루 음식이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이런 레트로 간식은 오히려 더 정겹고 위안이 된다는 반응도 많습니다.

연탄불 떡볶이, 불편한 조리법이 만든 불맛의 시작
연탄불에 떡을 구워 설탕 간장 양념에 버무려 팔던 떡볶이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기계도, 인덕션도 없던 시절, 연탄불 위에 얹은 철판 하나로 조리했던 이 떡볶이는 매운 고추장보다 달짝지근한 간장 양념이 특징이었고, 숯불 특유의 향과 함께 그 어떤 인공조미료보다 강한 중독성을 만들어냈습니다.
지금은 연탄 대신 가스레인지, 양은냄비 대신 인덕션 전용 팬이 쓰이지만, 불향을 내는 소스와 철판구이 콘셉트로 이 맛을 재현한 ‘연탄떡볶이 전문점’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조리법이 지금은 오히려 고급화된 맛의 기준으로 소비되고 있는 셈입니다.
추억 간식, 이렇게 즐기면 더 특별합니다
1. 꿀떡은 냉동 제품보다 수제 또는 당일 제조 상품을 선택
→ 조청의 질감과 떡의 쫀득함이 확연히 다릅니다.
2. 꽈배기는 기름 냄새 없는 곳에서 갓 튀긴 제품이 맛의 핵심
→ 설탕 대신 시나몬 슈가로 코팅된 제품이 최근 인기입니다.
3. 연탄불 떡볶이는 불향 소스나 직화형 조리로 가까운 맛 구현
→ 프라이팬에 센불로 볶아 조리하면 간장 떡볶이의 매력을 살릴 수 있습니다.
4. 전통 간식은 현대식 식재료와 조합해 새롭게 즐기기
→ 꿀떡에 크림치즈, 꽈배기에 단호박 필링, 떡볶이에 올리브 오일 등 창의적 재해석이 가능.
5. 직접 만드는 과정 자체를 ‘놀이’로 즐기는 것도 인기
→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반죽하고 튀기고 굽는 경험이 음식 이상의 힐링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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