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실 바닥, 두 마리 고양이가 밀착한 채 엎드려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자세가 심상치 않죠. 한 고양이가 확실하게 상대의 목을 감싸고 헤드락을 걸고 있습니다. 앞발 하나로 목을 조여오는 그 동작은 마치 기술이라도 연습한 듯 정확하고 침착합니다. 아무런 소리도 없지만, 그 순간 둘 사이엔 눈에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진짜 이야기는 그 다음부터입니다. 헤드락을 당한 고양이가 앞발을 천천히 들어 올리더니, 상대 고양이의 얼굴 근처를 툭툭 치기 시작합니다. 강하게 밀거나 할퀴는 게 아닙니다. 마치 “야 놔봐” 혹은 “너 지금 진심이야?” 하고 묻는 듯한 힘 없는 터치. 하지만 그 툭툭이 점점 집요해지고, 마치 억울함과 반항을 동시에 표현하듯 계속 이어집니다.

그런데 헤드락을 건 고양이도 만만치 않습니다. 놀랍게도 그 앞발 공격을 살짝살짝 피합니다. 얼굴을 살짝 틀거나 눈을 감았다 뜨며, 대단히 느긋하면서도 정확한 반응으로 방어하죠. 억지로 피하지 않고, 마치 “이 정도 공격은 애교지”라고 말하듯 유연하게 받아냅니다. 그 둘의 싸움 아닌 싸움, 말 없는 기싸움은 그야말로 소리 없는 드라마 그 자체입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얘네 뭐야ㅋㅋㅋ 고양이끼리 격투하면서 감정 교환하는 거 실화냐”

고양이들이 보여주는 행동 속엔 종종 사람보다 더 섬세한 감정 교류가 숨어 있습니다. 힘을 쓰되 다치지 않게, 놀지만 선을 넘지 않게. ‘툭툭’과 ‘피하기’ 사이에서 오가는 건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관계의 깊이일지도 모릅니다. 그 속에는 “이 정도면 너도 알지?” 하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고, 그래서 더 유쾌하고 더 찡하죠.

오늘 당신도 누군가와 그런 ‘툭툭’의 마음을 나누고 있진 않나요? 큰 말보다 작은 몸짓 하나로, “나 지금 이 상황 좀 웃기지만 진지해”라고 전할 수 있는 순간. 그런 미묘한 표현이 쌓여서, 진짜 유대가 만들어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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