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세식 변기를 사용하는 가정이라면, 소변을 볼 때 색상 변화나 거품 발생 여부를 파악하기가 쉽다. 어떤 사람은 여기에 관심을 갖고 자세히 들여다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무심하게 지나치기도 한다.
하루에 여러 차례 소변을 볼 때면, 매번 색상과 거품 여부가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다. 수분 섭취량, 활동량, 컨디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고 일어나 아침에 첫 소변을 볼 때는, 밤새 수분을 섭취하지 않고 땀이나 호흡으로 수분이 줄어들며 농축된 상태가 되므로 건강한 사람도 일시적으로 거품이 생기거나 색이 진하고 탁하게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소변 거품이 많아지고 탁한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물을 더 많이 마신다거나 단순한 컨디션 문제로 여기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바로 ‘단백뇨’를 의심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단백뇨는 신장 질환의 조기 징후로 꼽히는 현상이며,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단백뇨 정의와 단백뇨 의심 증상
‘단백뇨(Proteinuria)’ 또는 ‘요단백’이란 소변으로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배출되는 상태를 말한다. 본래 신장이 건강한 상태라면, 사구체는 혈액 속 단백질을 여과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단백질은 보존하고 노폐물만 걸러내 내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신장 기능이 손상되면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다만, 단백질이 소변에 검출된다고 해서 무조건 단백뇨인 것은 아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자료에 따르면 과격한 운동을 하거나 몸에 열이 나거나 장시간 서있었을 때, 또는 정신적으로 과하게 긴장했을 때 일시적으로 단백뇨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단백질이 지속적으로 배출된다고 하더라도 그 양이 미미한 경우도 단백뇨로 보지 않는다.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 소변에서 단백질 배출량이 150mg 이상일 때를 단백뇨로 진단한다. 이는 신장의 여과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백뇨 의심 증상은 무엇이 있을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앞서 이야기했듯, 평소 소변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단백뇨 의심 증상은 소변을 봤을 때 거품이 생기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거품은 액체가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거품과 다르다. 소변을 본 뒤에도 하얗게 남아있으면서 부글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일정시간 지속되는 거품이라면 소변에 단백질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소변 색이 평소보다 탁하거나 진해질 수 있고, 눈 주위나 다리의 부종, 피로감, 식욕 저하 등의 문제가 나타나는 것도 단백뇨 의심 증상으로 본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음상훈 교수는 “단백뇨는 단순 증상이 아니라 신장 기능 이상을 경고하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며 “신장 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과 관련성이 높아 조기 발견과 적절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백뇨 원인과 진단 방법
단백뇨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만성 신부전, 신증후군, 사구체신염 등 신장 자체의 질환뿐 아니라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도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혈당 조절이 어렵거나 혈압이 높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신장의 혈관이 손상돼 단백뇨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격렬한 운동, 스트레스, 고열, 탈수 등으로 일시적인 단백뇨가 생기기도 한다.
다만, 단백뇨 의심 증상이 보인다고 해서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명확한 진단 기준에 따라 진단하게 되며, 검사 결과 정상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단백뇨 진단은 일반적으로 ‘시험지 검사법(Dipstick method)’으로 시작한다. 소변을 시험지에 묻힌 후 색 변화로 단백질 농도를 간접 확인해 단백뇨 수준을 판정한다. 변색 정도에 따라 1+부터 4+까지 단계로 나뉜다. 각 단계는 30mg/dL, 100mg/dL, 300mg/dL, 1000mg/dL의 단백질 농도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소변의 산도(pH), 혈뇨, 세균 등으로 인해 결과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단백뇨 의심 증상이 뚜렷하고 분명하게 드러나는 상황이라면, 하루 동안 배출하는 모든 소변을 모아 단백질 총량을 측정하는 ‘24시간 소변 검사’를 진행한다. 이와 함께 혈액 검사를 통해 신장 기능, 혈당, 노폐물, 전해질 수치 등을 확인한다.
필요시 단백질을 전기장으로 분리해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단백 전기영동 검사’나 복부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신장 자체의 질환이 의심될 경우 사구체신염 감별을 위한 혈액 검사나 신장 조직검사(생검)로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단백뇨 예방을 위한 습관
단백뇨 예방을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우선 기본적으로 식단의 염분 함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단백질 섭취가 너무 과하지 않은지에 대해서도 점검이 필요하다. 단백질 섭취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각종 건강정보에서 단백질 섭취를 적극 권장하지만, 섭취량이 과도할 경우 신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저염식 식단과 함께 단백질 섭취를 조절하면 신장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너무 과도한 운동도 단백뇨 의심 증상을 나타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운동성 단백뇨는 보통 운동을 마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지나친 운동은 소변을 통한 단백질 배출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강도로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편, 소변 색이 진하게 나오는 일이 반복된다면 평소 수분 섭취가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해주는 것이 좋다. 수분 공급이 원활하면 신장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는 단백뇨의 주요 원인이므로 정기적인 검진과 함께 평상시 혈압, 혈당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음상훈 교수는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단백뇨를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신장 건강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작은 이상 신호도 놓치지 말고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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