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이 스며든 방 한쪽, 작고 네모난 화장품 통이 바닥에 놓여 있습니다. 뚜껑 안쪽엔 손바닥만 한 작은 거울이 달려 있고, 그 앞엔 또렷한 눈망울을 가진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딱 붙어 앉아 있습니다. 거울이 너무 작아 고양이의 얼굴이 간신히 비칠 정도지만, 그 반사된 모습 하나에 아깽이는 잔뜩 집중한 상태입니다.

거울 속에서 똑같은 생김새의 고양이 한 마리가 눈을 마주치자, 이 조그마한 존재는 바로 반응합니다. 갑작스레 얼굴을 움츠리더니 ‘하악—!’ 소리를 냅니다. 귀는 뒤로 젖고 수염은 긴장감 있게 떨리며, 눈빛엔 “너 누구야!”라는 경계심이 서려 있습니다. 작디작은 거울 앞에서, 자기 자신의 존재에 온몸으로 맞서는 모습은 그 자체로 귀엽고 웃기면서도, 왠지 찡하게까지 다가옵니다.

그리고 하악질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살짝 고개를 갸웃하더니, 슬그머니 몸을 돌려 조심스럽게 거울 뒤편을 확인합니다. 얼굴은 작고 몸짓은 조심스러운데, 그 안에는 “정말 저 안에 누가 있었던 거 아니야?”라는 진지한 의심이 담겨 있습니다. 손바닥만 한 거울 뒤로 살짝 돌아가 앞발로 툭 건드려보는 모습은 마치 작고 호기심 많은 탐정이 된 듯한 느낌마저 주죠.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이건 진짜 탐정놀이네ㅋㅋㅋ 거울 보고 하악까지는 귀엽고, 뒤까지 확인하러 가는 건 완전 진심임”

거울이라는 존재는 고양이들에게 여전히 낯선 세계입니다. 특히 이렇게 작은 거울일수록, 그 안에 비친 얼굴이 더 가까이 느껴지고, 그만큼 더 ‘실제’로 착각할 여지가 많아지죠. 이 새끼 고양이처럼 작은 몸에 담긴 순수한 반응은, 보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녹여버릴 만큼 사랑스럽습니다.

우리도 가끔 작고 하찮아 보이는 일에 하악거리며 예민하게 반응하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확인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겪습니다. 감정은 진심이었고, 반응은 솔직했으며, 확인은 조심스러웠죠. 아마 이 고양이처럼, 우리도 그렇게 천천히 세상을 알아가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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