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동실은 흔히 세균 번식을 막는 가장 안전한 공간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임시로 보관하거나 냄새를 줄이기 위해 냉동실에 넣곤 한다. 하지만 이 행동이 실제로는 냉동실 내부를 세균의 온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냉동실에 음식물 쓰레기를 넣었을 때 퍼질 수 있는 세균 수는 100만 마리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그 원인을 하나씩 살펴보자.

온도만 낮추면 된다는 착각
대부분은 냉동실이 섭씨 0도 이하라는 이유로 세균 증식이 없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세균은 저온에서도 죽지 않고 활동을 멈춘 채로 살아있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냉동실은 단순히 세균의 성장을 느리게 할 뿐, 죽이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미 부패가 시작된 음식물 쓰레기를 넣으면 그 속에 있던 세균은 냉동 상태에서도 살아남는다. 더 큰 문제는 냉동실 내부의 다른 식재료와 접촉할 때다. 포장이 미흡한 상태로 음식물 쓰레기를 넣으면 세균이 주변 식품으로 퍼질 수 있고, 이는 냉동식품조차 오염시킬 수 있다.

냉동실의 구조가 문제를 키운다
냉동실은 냉기가 순환되며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구조다. 그런데 여기에 밀폐되지 않은 음식물 쓰레기가 들어가면, 그 표면에 있던 세균이나 부패균이 냉기를 타고 퍼지게 된다. 특히 ‘에어 프리저’ 형태의 냉동실일수록 공기 순환이 활발해 오염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냉동실에서 냄새가 나거나, 오래된 식재료가 이상하게 맛이 변했다면 이미 세균 오염이 시작된 신호일 수 있다.

해동과 재냉동의 반복이 부패를 부른다
음식물 쓰레기를 냉동실에 넣어둔 후, 꺼냈다가 다시 넣는 일이 반복되면 그 과정에서 세균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해동 중에는 짧은 시간 안에 온도가 상승하면서 세균이 빠르게 증식하고, 다시 냉동되면 겉으로는 얼었지만 내부에는 이미 세균이 우글거리는 상태가 된다.
특히 생선 내장, 고기 뼈, 유제품 잔해 같은 고단백 쓰레기는 부패가 더 빠르고, 세균의 먹이가 되기 쉬워 위험성이 훨씬 크다. 그냥 얼린다고 안전할 거란 생각은 위험한 착각이다.

냉동실 내부에 숨은 2차 피해
문제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간접 피해다. 냉동실 내부는 주기적으로 청소하지 않는 이상 쉽게 오염을 인지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오염된 냉동실에서 장기간 보관한 육류나 가공식품은 위생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장염이나 식중독 같은 질병의 원인이 된다.
특히 어린아이, 노약자처럼 면역력이 약한 가족이 있다면 더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또한 냉동실 내에서 퍼진 냄새는 플라스틱 선반이나 내부 벽면에 스며들어 쉽게 제거되지 않는다. 이는 음식의 맛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냉동실은 식품만
결론적으로 냉동실은 음식물 쓰레기를 보관하는 공간이 아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보관할 때는 반드시 전용 밀폐용기에 담아 실온에 두거나, 쓰레기 배출 시간에 맞춰 외부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냉동실은 어디까지나 식재료의 안전한 보관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어야 하며, 세균 오염 가능성이 있는 쓰레기는 절대 들어가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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