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퓨터 화면이 희미한 빛을 내며 깨어 있는 저녁. 주인은 의자에 앉아 게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마우스를 빠르게 움직이고, 키보드는 끊임없이 클릭 소리를 냅니다. 화면 속은 바쁘고 손끝은 긴박하지만, 그 바로 앞에서 모든 상황을 멈춰 세운 존재가 있었습니다. 바로 모니터 정중앙을 떡하니 가로막고 선 고양이 한 마리.

고양이는 마치 일부러인 듯, 정확히 모니터와 시선 사이를 파고들어 상체를 곧게 세운 채 앉아 있습니다. 앞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두 눈은 똑바로 주인을 응시하고 있죠. 화면이 가려졌으니 게임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주인은 놀라기보단 어이없다는 듯 웃음만 새어 나올 뿐입니다. 고양이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직도 화면을 보시겠다고요?”라는 기세마저 느껴집니다.

고양이는 절대 자리를 내어주지 않습니다. 눈치도 보지 않고, 자리를 피할 기색도 없습니다. 그 고요한 시위처럼 앉은 자세에는 고양이 특유의 확신과 의지가 느껴집니다. 이 시간, 이 공간의 중심은 자신이며, 주인의 시선은 화면이 아닌 자신에게 향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담겨 있습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ㅋㅋㅋ 게임 끝났네요… 모니터 가리는 순간 승자는 고양이입니다”

우리는 종종 화면 속 무언가에 몰두하느라, 지금 바로 눈앞에 있는 존재를 놓치곤 합니다. 이 고양이는 말없이, 그러나 단호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표현하고 요구하는 방식을 택한 거죠. 그 방법은 너무 단순하고, 너무 정확해서 웃음이 나면서도 왠지 마음 한 켠이 찔리기도 합니다.

혹시 지금 당신 앞을 조용히 막고 서 있는 무언가가 있지 않으신가요? 그것이 귀찮거나 방해처럼 느껴질지라도,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당신이 진짜로 봐야 할 ‘화면’일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쯤은, 고양이처럼 앞에 서 있는 존재에게 먼저 눈을 맞춰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시선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중단’이자 ‘전환점’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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