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탕 대체재 중 하나로 사용되는 에리스리톨(Erythritol)이 혈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최근 열린 미국 생리학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기존에 식품 첨가물로서의 안전성이 확인된 성분이기 때문에, 이번 대체 감미료와 혈관 건강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 내용은 여러 모로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 승인 받은 대체 감미료
에리스리톨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승인을 받아 우리나라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대체 감미료 중 하나다.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명시된 바에 따르면, 에리스리톨은 식약처가 승인한 대체 감미료 22종 중 하나다.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제로 칼로리 음료에 흔히 사용되는 감미료 8종 중 하나이기도 하다.
흔히 에리스리톨을 ‘인공 감미료의 한 종류’로 알고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는 보다 엄밀하게 분류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인공 감미료라는 표현을 익숙하게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좀 더 복잡한 분류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리스리톨의 경우, 과일이나 발효 식품에 자연적으로도 존재하는 ‘당 알코올(Sugar Alcohol)’이므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감미료와는 다르게 분류해야 한다.

식약처로부터 안전성을 인증받은 것과 별개로 에리스리톨의 다량 섭취에 따른 부작용 사례는 일찍부터 보고돼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설사와 복통, 가스 발생 등 주로 소화기와 관련된 문제들이었다. 물론,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신선식품 중에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해로운 경우가 종종 있으니 그것만으로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대체 감미료와 혈관 건강
하지만 이번 미국 생리학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를 보면, 에리스리톨을 비롯해 대체 감미료와 혈관 건강의 연관성을 다시 한 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여겨진다. 에리스리톨 섭취가 혈관 세포에 영향을 미쳐 뇌졸중 및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 대학 연구팀은 인간의 뇌 미세혈관 세포에 에리스리톨을 처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제로 칼로리 음료 한 잔 분량에 해당하는 매우 적은 양의 감미료에 노출시켰음에도,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한, 감미료를 처리했을 때 혈관 세포가 생성하는 일산화질소의 양이 줄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혈관 내피세포가 생성하는 일산화질소는 혈관 확장에 기여하는 중요한 화합물이다. 일산화질소 수치가 감소하면 혈관 확장이 감소하고 혈류 저하가 발생한다. 즉, 산화 스트레스 증가와 일산화질소 감소를 근거로 에리스리톨이 혈관 건강에 해롭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기존의 대체 감미료와 혈관 건강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에리스리톨을 비롯한 인공 감미료, 대체 감미료를 얼마나 자주 섭취하고 있는지를 의식하고, 그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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