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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자국 선명…사자와 싸운 검투사 유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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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자국 선명…사자와 싸운 검투사 유골

사자 같은 대형 고양잇과 동물과 싸우다 죽은 것으로 보이는 로마 검투사의 뼈가 최초로 특정됐다. 리들리 스콧 감독(87)의 걸작 ‘글래디에이터'(2000)로 널리 알려진 로마 검투사 중에는 맹수만 상대한 베스티아리우스(bestiarius)가 존재했다고 여겨진다. 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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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같은 대형 고양잇과 동물과 싸우다 죽은 것으로 보이는 로마 검투사의 뼈가 최초로 특정됐다. 리들리 스콧 감독(87)의 걸작 ‘글래디에이터'(2000)로 널리 알려진 로마 검투사 중에는 맹수만 상대한 베스티아리우스(bestiarius, 투수사)가 존재했다고 여겨진다.

아일랜드 메이누스대학교 고고학자 팀 톰슨 교수 연구팀은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20년 전 영국 요크에서 발굴된 남성의 뼈에서 사자에 물린 상처가 다수 확인됐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남성이 베스티아리우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검투사는 콜로세움 등 로마의 거대한 원형 투기장에서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싸웠다. 역사서에 따르면, 죽을 고비를 넘기며 승리를 거듭한 검투사는 부와 명예를 얻었다. 일부는 다양한 맹수와 싸웠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런 베스티아리우스의 유골은 발견되지 않아 싸움의 양상을 알려주는 단서가 없었다.

영국 요크의 약 1800년 전 로마시대 묘지에서 나온 남성의 장골. 대형 고양잇과 동물의 이빨자국이 선명하다. 「사진=메이누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2004~2005년 영국 잉글랜드 북부 요크의 약 1800년 전 로마시대 묘지에서 나온 남성 수십 구의 유골을 재조사했다. 매장된 남자들은 대체로 체격이 좋았는데, 일부는 참수됐다. 뼈에는 골절 등 큰 부상의 흔적이 남았다.

팀 톰슨 교수는 “당초 학자들은 남성들이 학살당한 병사 또는 노예라고 추측했다. 다만 치유된 두개골 손상 일부가 튀르키예 에페소스에 묻힌 검투사 유골과 흡사했다”며 “참수는 죽어가는 검투사를 고통에서 구하려 행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요크의 유골은 분명 검투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골 중 6DT19라는 식별번호를 부여받은 것을 중점 분석했다”며 “남성은 서기 200~300년 경 사망한 시점에서 26~35세로 보이고 어릴 적 영양실조 등에 의한 척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장골에 난 구멍과 홈”이라고 언급했다.

로마시대 검투사를 잘 조명한 영화 ‘글래디에이터’. 검투사 중에는 맹수와 대결하는 베스티아리우스가 존재했다. 「사진=영화 ‘글래디에이터’ 스틸」

연구팀은 남성의 골반을 구성하는 장골에 난 구멍 여러 개에 주목했다. 치유된 흔적이 보이지 않아 이 상처들이 남성이 사망한 전후 생긴 것으로 연구팀은 봤다. 일부 큰 구멍은 치명상으로 판단됐다.

팀 톰슨 교수는 “3D 스캔을 거쳐 동물원 동물의 이빨자국 샘플과 비교한 결과, 남성의 상처는 사자 등 대형 고양잇과 동물이 낸 것으로 파악됐다”며 “장골의 상처는 묘지에 묻힌 유골이 병사나 노예가 아닌 베스티아리우스였음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 생각이 맞는다면 이 뼈는 로마시대 인간과 대형 육식동물의 관계를 골학으로 규명한 첫 사례가 된다. 팀 톰슨 교수는 “검투사의 싸움은 로마 콜로세움을 떠올리게 한다”며 “이번 연구는 로마에서 멀리 떨어진 요크에도 원형 투기장이 있었고, 사자 같은 맹수까지 운반돼 죽음의 이벤트가 열렸음을 시사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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