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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 먹이까지 그대로…신비한 어룡 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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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를 가진 채 화석이 된 약 1억3100만 년 전 어룡(Ichthyosaur)에 학계의 시선이 쏠렸다. 화석의 상태가 상당히 좋아 중생대 해양 파충류 어룡의 연구가 크게 진전될 것으로 학자들은 기대했다.

칠레 마가야네스대학교 고생물 연구팀은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의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척추동물 화석학 저널(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에 먼저 소개됐다.

피오나로 명명된 이 화석은 2023년 칠레 파타고니아 빙하지대에서 발굴됐다. 임신 중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태어나기 직전의 새끼는 물론 마지막 식사로 삼킨 물고기의 뼈까지 확인될 만큼 상태가 온전했다.

다섯 조각으로 나뉜 채 발굴된 피오나의 화석 「사진=마가야네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Irene Viscor」

조사를 주도한 유디트 페레즈 교수는 “피오나는 길이 약 3.3m로 1억3100만 년 전인 백악기 전기, 현재의 남미가 아프리카대륙과 분리되기 시작하던 때 서식했다”며 “5개 큰 덩어리로 발굴된 화석은 칠레 리오 세코 자연사박물관에서 장기간 분석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오나는 칠레에서는 처음 발견된 가임기 어룡의 화석”이라며 “피오나 같은 어룡류는 공룡과 다른 해양 파충류 그룹으로 약 2억5000만 년 전부터 백악기에 걸쳐 전 세계 바다에서 번영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피오나의 임신이 마지막 단계라고 파악했다. 이미 출산 준비가 돼 있던 상태로 새끼의 꼬리가 산도로 향한 점에 주목했다. 발견 당시 피오나의 자세나 주위 암석의 상태를 볼 때, 머리로부터 모래에 처박히듯 해저에서 죽었고 단시간에 대량의 퇴적물에 파묻혔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주둥이가 뾰족한 어룡류는 몸집이 3m를 훌쩍 넘는 고대 해양생태계의 포식자였다. 「사진=pixabay」

유디트 페레즈 교수는 “피오나의 코끝은 해저 모래밭에 10㎝ 이상 박혔고 퇴적된 진흙이나 모래에 뒤덮인 것으로 생각된다”며 “사후 즉시 땅속에 파묻힘으로써 새끼와 더불어 지금까지 잘 보존된 듯하다”고 말했다.

교수는 “덕분에 피오나의 화석은 보존 상태가 좋고 갈비뼈 안쪽에서는 아마도 마지막 먹이로 보이는 작은 물고기의 등뼈까지 확인됐다”며 “가슴지느러미 뼈에는 치유된 상처 흔적이 있고 감염증이 원인으로 보이는 뼈의 유착도 볼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에 걸친 파타고니아. 그 빙하지대에서는 여러 고생물 화석이 발굴돼 왔다. 「사진=유디트 페레즈」

연구팀은 피오나가 최후를 맞은 때가 약 1억3100만 년 전 남아메리카대륙이 현재의 아프리카대륙에서 분리될 시기라는 점에 주목했다. 두 대륙 사이에는 좁은 해양 통로가 열려 세계의 기후와 해류, 해양생물의 서식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줬다.

유디트 페레즈 교수는 “아무리 해양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라도 두 대륙이 분리된 것은 일생일대의 중요한 사건이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어룡의 생태뿐만 아니라 남미 지각판의 역사를 풀어가는 단초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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