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궤도에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인공위성 뱅가드(Vanguard) 1호가 대략 70년 만에 지구로 돌아올 가능성이 떠올랐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한 구소련에 맞서 미국이 제작한 뱅가드 1호는 태양전지 송수신기 등 당시 최첨단 기술이 총동원됐다. 미
sputnik.kr
지구 궤도에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인공위성 뱅가드(Vanguard) 1호가 대략 70년 만에 지구로 돌아올 가능성이 떠올랐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한 구소련에 맞서 미국이 제작한 뱅가드 1호는 태양전지 송수신기 등 당시 최첨단 기술이 총동원됐다.
미국 엔지니어링 업체 부즈 앨런 해밀턴(Booz Allen Hamilton)의 우주공학 연구팀은 최근 미국항공우주학회(AIAA)가 주최한 학술회의에서 67년째 지구 궤도를 도는 뱅가드 1호의 회수를 제안했다.
뱅가드 1호는 구소련의 스푸트니크 쇼크에 자극을 받은 미국이 개발했다. 스푸트니크 1호 발사 이듬해인 1958년 우주로 향한 뱅가드 1호는 1964년 지상 운용팀과 통신이 두절된 이후 현재까지 지구를 돌고 있다. 한동안 잊혔다가 미국 국방부의 오랜 사업 파트너 부즈 앨런 해밀턴이 구체적인 회수 계획을 세우면서 재조명을 받았다.
미국의 두 번째 인공위성이자 태양전지를 적용한 첫 번째 위성 뱅가드 1호. 구소련은 너무 작다고 비아냥댔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관계자는 “지금 와서 왜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뱅가드 1호는 미국의 1960년대 우주개발 기술의 결정체”라며 “이 기체가 70년 가까이 우주에서 얻은 미지의 정보는 엄청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뱅가드 1호 회수 계획이 알려지며 냉전시대 미국과 구소련의 우주개발 경쟁에도 눈길이 갔다. 스푸트니크 쇼크 이후 미국은 인공위성을 탑재할 뱅가드 로켓을 발사했지만 엔진 문제로 폭발해 체면을 구겼다. 미국은 1958년 1월 첫 인공위성 익스플로러(Explorer) 1호가 우주로 날아가며 조금이나마 자존심을 회복했다.
익스플로러 1호에 이어 1958년 3월 17일 발사된 뱅가드 1호는 태양전지를 채택한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이다. 세계에서 네 번째, 미국만 따지면 두 번째 인공위성이기도 하다.
미국의 우주개발을 상징하는 기체 뱅가드 1호는 70년 가까운 세월 우주의 다양한 정보를 축적한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미국의 첫 인공위성 익스플로러 1호는 1970년 대기권에 재진입해 이미 불타 버렸다. 뱅가드 1호는 2010년 기준으로 지구를 20만 회나 돌았다. 연구팀은 뱅가드 1호가 더 낡기 전에 회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태양전지가 떨어져 발사 6년 만에 통신이 끊긴 뱅가드 1호는 지구에서 제일 높은 타원궤도를 도는 중”이라며 “가장 가까울 때 지구에서 약 660㎞, 멀 때 3822㎞까지 떨어지며 외톨이처럼 지낸 뱅가드 1호는 냉전이 촉발한 우주시대의 타임캡슐”이라고 강조했다.
로켓에 가까운 외형을 가진 인공위성 익스플로러 1호. 구소련의 스푸트니크 쇼크에 자존심이 상한 미국이 만들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뱅가드 1호가 막대한 우주방사선에 노출됐고 미세 운석이나 우주쓰레기와 충돌한 것으로 추측했다. 직경 16.5㎝의 알루미늄 구형 몸체에 총 길이 91㎝의 안테나를 부착한 초소형 인공위성인 만큼 회수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위성 회수에 들어가는 비용도 관심을 받았다. 미국 정부가 뱅가드 1호 귀환에 참여할 의사를 아직 내비치지 않는 관계로 누가 비용을 부담하느냐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60)가 아폴로 계획의 산물인 새턴(Saturn) V 로켓 엔진을 대서양에서 회수해 박물관에 전시하는 과정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 만큼, 뱅가드 1호 회수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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