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젓갈, 장아찌… 위암을 부르는 식탁
한국인은 전 세계에서 위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위암과 관련된 식습관 요인으로 짠 음식, 발효식품, 절임류의 과다 섭취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우리 식탁에서 매일같이 접하는 김치, 젓갈, 장아찌 같은 음식들이 바로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들 음식은 제조 과정에서 소금이 많이 사용되고, 저장성 강화를 위해 발효나 절임이라는 전통 방식을 활용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다량의 염분, 질산염, 아질산염, 그리고 발암성 물질로 알려진 니트로사민 등의 화학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성분들은 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세포를 손상시키며, 위 내 환경을 위산과 염분 중심으로 변화시켜 위암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발효식품과 절임류를 일주일에 5회 이상 섭취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위암 발병률이 최대 3배까지 높았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전통음식이라는 이름 아래, 매일 반복되는 식습관이 되레 위장을 병들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짠맛보다 무서운 위 점막의 만성 자극
짠 음식이 단순히 혈압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위의 점막은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조직으로, 짠 음식이나 발효된 절임류에 자주 노출되면 염증이 반복되고 재생 능력이 약해집니다.
이로 인해 만성 위염이 발생하고,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 같은 전암성 병변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히 짠 음식을 즐겨 먹는 사람일수록 위 내 헬리코박터균의 증식 환경이 유리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암의 주요 원인균으로, 이미 세계보건기구에서 1급 발암인자로 분류하고 있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은 위 점막의 방어막을 약화시키고, 위산 과다 분비를 유도해 헬리코박터균의 활동을 촉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결국 짠 음식은 직접적 자극과 간접적 균 증식을 동시에 유발하며, 위 건강을 다방면에서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는 셈입니다.
발효식품의 이중성, 어디까지가 적정선일까
발효식품은 유산균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건강식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김치는 프리바이오틱스 기능을 갖는 대표적인 발효식품이며, 식물성 유산균의 공급원으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건강에 유익한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김치 한 접시에도 600mg 이상의 나트륨이 포함돼 있고, 젓갈류나 장아찌는 이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합니다.
유산균이 위장에 좋은 건 사실이지만, 지나친 염분이 함께 섭취될 경우 그 이점은 상쇄되기 쉽습니다. 발효라는 조리법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발효 과정 중 생성되는 특정 화합물과 나트륨 함량의 조절 실패가 문제인 것이죠.
특히 시판되는 제품들은 제조과정에서 맛을 위해 더 많은 소금, 감미료, 보존제가 첨가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전통 발효식품이라도 하루에 한두 번, 소량으로 섭취하고, 가정에서 만든 저염 레시피나 무염 김치 등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접근입니다.
위암 위험을 낮추기 위한 식습관 실천법
1. 김치는 하루 1~2번, 50g 이하로 제한합니다.
2. 장아찌·젓갈은 매일 먹지 않고, 일주일 1~2회 이내로 줄입니다.
3. 가능한 한 집에서 저염 방식으로 직접 담가 먹습니다.
4.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고, 양성 시 치료를 완료합니다.
5. 채소와 과일 섭취를 늘려 위 점막의 방어력을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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