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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19 혁명 기념식 참석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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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봄바람이 피부를 스치던 그날 아침, 아직 어슴푸레한 새벽 하늘 아래 나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4·19민주묘지 정문 앞에 섰다. 인천에서 출발해 두 시간이 넘는 길을 달려온 피로가 다 사라질 만큼,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순간이었다.

유인물로 전해진 초대장의 묵직한 종잇장 위에는 ‘국가보훈부 2030 자문단 여러분을 2025년 4·19혁명 기념식에 정중히 초대합니다’라는 문구가 또렷이 찍혀 있었다. 그 글씨가 마치 “오월의 역사, 너의 가슴에도 새겨라”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나는 행사장 안으로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수많은 젊은 목숨이 피 흘려 쟁취한 자유와 정의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꼈다. 1960년 4월, 부정선거에 항거하며 깨어 일어선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 학생과 시민이 함께 들었던 함성, 그 함성 위로 쏟아진 총탄, 그리고 이름 모를 수많은 별들이 흩어져간 언덕. 그 언덕 위에 자리한 묘역 하나하나는 바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초석’이었다.

기념식은 오전 11시 정각, 국기에 대한 경례로 막을 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성조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게양되자 가슴 깊은 곳에서 숙연함이 일었다. 이어진 축사에서 장관님은 “4·19혁명은 불의에 저항한 민초(民草)의 외침이었으며, 그 외침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라며, 민주주의를 향한 끈질긴 열망을 되새겼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날의 함성처럼 울려 퍼져, 내 심장은 뜨겁게 고동쳤다.

축하공연 무대에 오르기 전, 묘지 한쪽에 설치된 기념영상이 먼저 상영되었다. 흑백 사진 속 학생들의 환한 미소와, 칼바람 부는 겨울 광장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의 모습이 교차하며 스크린을 가득 메웠다. “그날의 함성은 결코 사그라지지 않았다”는 내레이션에 맞춰, 관중석 곳곳에서는 눈시울을 훔치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뜨거운 것이 눈가를 적셨다.

공연이 시작되자 잔잔한 국악 선율 위로 현대 무용수가 천천히 몸을 풀었다. 마치 억압에 맞서 꺾이지 않으려는 풀잎처럼, 그들의 몸짓에는 처절하지만 아름다운 투지가 담겨 있었다. 이어진 추모공연에서는 4·19 희생자의 이름이 한 명씩 낭독되었다. 이름 하나하나가 불려질 때마다 객석은 숨죽였고, 나는 가만히 고개를 숙여 그들의 영혼에 경의를 표했다.

기념영상과 추모영상이 교차 상영되며 두 시간여의 공식 행사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영상 속에는 1960년의 거리 풍경, 혁명 주역들의 육성 인터뷰,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서 맺은 다짐들이 담겼다. 마지막 화면에 ‘과거를 기억하는 자만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문구가 떠오를 때, 나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먹먹함을 느꼈다.

행사가 끝난 뒤, 그 빛은 1960년의 젊은 영혼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의 가슴에도 똑같이 스며들고 있었다. 한 시간이 넘는 여정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그리고 이 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나 또한 삶의 자리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하리라는 다짐이 저절로 뭉클하게 솟아올랐다.

이토록 벅찬 마음으로 마주한 2025년 4·19혁명 기념식은, 나에게 역사의 무게를 가르쳐주었고, 동시에 미래를 향한 희망의 불씨를 선물했다. 바람에 실려 온 희생자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우리의 외침을 기억하라, 그리고 또다시 일어서라.” 그 외침을 가슴 깊이 새긴 채,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리하여 언젠가 또 다른 봄날, 이 땅 위에 더욱 단단한 자유와 정의가 꽃피기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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