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은 야외 활동량이 많아지는 시기다. 겨우내 움츠리고 있다가 봄이 오면서 갑작스럽게 움직임을 시작할 경우, 근골격계 부상을 겪게 될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무릎 안정성을 유지하는 ‘십자인대’, 그리고 운동 시 충격 흡수 역할을 하는 ‘연골판’ 손상은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이상학 교수와 함께, 무릎 건강 상식 및 대표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봄철에 증가하는 무릎 질환 발병률
스포츠 활동과 같이 격한 움직임 중 발생하는 일회성 부상은 무릎 질환의 대표적 원인이다. 그중 흔한 사례가 ‘전방 십자인대’ 및 ‘반월연골판’ 손상이다. 통계적으로 봄철에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과 2023년 모두 봄철에 뚜렷한 증가 추이를 보였다.
물론 스포츠 중에서도 종목에 따라 확률은 달라진다. 급격한 방향 전환이 많은 종목 또는 점프 후 착지 동작이 많은 종목에서 무릎 부상 확률이 높게 나타난다. 축구, 농구, 배구 등의 구기 종목, 테니스나 배드민턴 같이 공간 내 활동량이 많은 종목이 대표적이다.
한편, 무릎을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앞당겨지는 ‘퇴행’도 원인이 된다. 무릎은 반복적인 자세나 동작을 수행하며 지속적인 하중을 부담하게 된다. 강도 높은 하중에 지속, 반복될 경우 퇴행성 질환의 위험이 생기고 부상 가능성도 높아진다.
흔히 퇴행성이라 하면 노화로 인해 생긴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나이가 젊더라도 연골이 약한 경우 가벼운 압력으로도 퇴행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젊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일상생활에서 받게 되는 작은 충격과 손상에 유의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십자인대 파열과 연골판 손상, 증상과 특징
‘십자인대 파열’과 ‘반월연골판 손상’은 그 증상과 특징에서 조금 차이가 난다. 십자인대 파열은 축구나 농구, 스키와 같이 ‘동작의 급격한 변화’가 많은 운동에서 흔히 발생한다. 이에 비해 반월연골판 손상은 배드민턴, 탁구, 테니스 등 ‘반복적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에서 자주 발생한다.
십자인대 파열의 경우, 부상 직후 30분 이내에 부종이 나타난다. 반월연골판 파열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릎이 뻣뻣해지고 통증이 동반된다. 물론 두 질환 모두 가급적 빨리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같다. 만약 움직일 때 무릎 부위에 조금이라도 불편함이 있다면 내원하는 것이 좋다.
십자인대 재건술과 반월연골판 치료
전방 십자인대가 완전히 끊어질 경우, 단순 봉합을 넘어 재건술이 필요하다. 뼈에 구멍을 뚫어 힘줄을 연결하는 수술이다. 이때 자신의 힘줄을 떼어낸 ‘자가건’ 또는 상품으로 존재하는 ‘동종건’ 중 하나를 선택해 수술하게 된다.
동종건의 경우 사체에서 채취해 멸균 처리 후 상품화한 것으로 주로 미국에서 수입한다. 동종건도 최근 들어 강도 유지 등 결과가 좋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예후 면에서는 자가건이 더 우수하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반월연골판 손상의 경우, 제 기능을 못하는 연골판을 절제하거나 찢어진 부위를 다시 이어주는 봉합수술로 치료하게 된다. 환자의 나이와 관절 사용 정도에 따라 절제 및 봉합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봉합해야 할 것을 절제해버릴 경우, 환자는 퇴행성 질환이 빨리 오는 등의 사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절제가 필요한 부분을 무리해서 꿰맬 경우, 증상이 재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기능을 상실한 연골판은 염증을 일으키거나 불필요하게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제거하는 편이 더 낫다.

치료하면 끝? ‘램프병변’ 조심해야
전방 십자인대 파열 시 반월연골판도 함께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전방 십자인대만 이어주고 망가진 연골을 내버려두면 나중에 추가로 찢어지면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즉,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동반된 반월 연골판 손상을 정확하게 진단해 제대로 치료해야 수술 성공률이 높아진다.
반월연골판 손상은 주로 내측 반월연골판(램프, Ramp)에 많이 발생하며, 이를 ‘램프병변’이라고 한다. 램프병변은 MRI로도 진단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관절경으로 보아도 전방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진단이 의심되면 후방 구획을 관찰해야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
무릎 부상을 줄일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한 번의 외상에도 십자인대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꾸준한 근력 운동이 필요하다. 또한, 퇴행성 무릎 질환의 경우 무릎에 압력을 주는 자세는 피하고, 등산 후 하행 시 평탄한 길을 이용해 충격을 줄여야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이상학 교수는 “무릎질환은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으며, 부상이 생겨도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 신속하게 치료하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며 건강하게 봄을 즐기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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