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새하얀 가오리가 유유하게 헤엄치는 상황이 다이버의 카메라에 잡혔다.
호주의 전문 다이버 줄스 케이시는 지난달 30일 빅토리아주 라이 앞바다에서 보기 힘든 흰색 가오리를 목격했다. 급히 수중 카메라로 담은 가오리는 퀸즐랜드대학교 등으로 보냈는데, 학자들은 백색종, 즉 알비노(albino) 개체로 의심했다.
줄스 케이시는 당시 약 15분에 걸쳐 하얀 가오리와 함께 헤엄쳤다. 가오리는 도망갈 생각도 안 하고 편안하게 유영했다. 줄스 케이시에 따르면, 가오리의 헤엄은 우아하고 아름답기까지 했다.
호주 빅토리아주 라이 앞바다 해저에서 카메라에 잡힌 흰색 커먼 스팅거리 「사진=줄스 케이시 인스타그램」
영상을 접한 퀸즐랜드대학교 수생생물학자 카를 롭 연구원은 “해당 가오리는 커먼 스팅거리(Common stingaree, 학명 Trygonoptera testacea)로 생각된다”며 “전체 가오리 종에서 온몸이 하얀 개체는 극히 드물며, 백색종 내지는 백변종(루시스틱, leucistic)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색종이란 선천적인 유전자 이상으로 체내에서 멜라닌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피부나 체모가 하얗고 눈동자 색이 붉은빛을 띤다”며 “백변종은 어떤 이유로 피부나 체모 색소가 소실되지만 멜라닌은 정상인 관계로 보통 눈동자 색에는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동영상 속의 백색 가오리는 눈이 붉어 보이는 점에서 알비노일 가능성을 점쳐졌다. 카를 롭 연구원은 “보통 커먼 스팅거리의 몸은 갈색이나 회색”이라며 “이번에 촬영된 개체와 비교하면 눈은 뚜렷하게 검은빛을 띤다”고 언급했다.
자세히 보면 눈이 빨간 커먼 스팅거리. 알비노로 추측된다. 「사진=줄스 케이시 인스타그램」
연구원은 “커먼 스팅거리는 호주 동부 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오리로 뉴사우스웨일스에 최소 6종이 서식한다”며 “일반 가오리보다 둥그스름한 체반이 특징이고 꼬리 부분에는 가시가 있는 커먼 스팅거리는 멸종위기종은 아니지만 서식지에서는 새우 어선이나 유인망에 의한 혼획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커먼 스팅거리의 전체 길이는 보통 50㎝를 넘는다. 이번 개체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영상으로 판단하기 어렵지만 줄스 케이시에 따르면 작은 편이어서 어린 개체로 보인다. 상당히 희귀한 흰색 가오리는 2023년 9월 일본에서도 발견돼 이슈가 됐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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