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뜻한 햇살이 내려앉은 어느 오후, 실외의 작은 돌 위에 고양이 한 마리와 어린 양이 나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마치 오래전부터 서로 알고 지낸 친구처럼, 말도 없이 조용히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죠. 따로 놀지도 않고, 딱히 장난을 치는 것도 아닌데, 그 둘 사이에는 묘한 평화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몸을 둥글게 말고 앉아 있었고, 햇빛이 닿는 등은 반짝반짝 윤기가 돌았어요. 눈은 반쯤 감겼고, 코끝이 살짝 움직이며 졸음과 깨어남 사이 어딘가에 머물러 있었죠. 그 옆엔 새하얀 털을 가진 작은 양이 바닥에 조심스럽게 다리를 접고 앉아 있었습니다. 아직은 어린 양답게 동그랗고 순한 눈을 한참 동안 고양이 쪽에 두었다가, 다시 고요히 고개를 돌려 먼 곳을 바라보곤 했어요.

둘 사이엔 대화가 없었지만, 그 조용함이 오히려 깊은 유대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들이 머문 돌은 작았지만, 그 위에 담긴 풍경은 참으로 넓고 깊었죠. 주변은 적막했고, 바람도 살짝 스쳐가는 정도. 그저 햇살만이 이들의 등을 따스하게 덮어주고 있었습니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이 조합은 치유 그 자체”, “말을 안 해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진”, “고양이와 양이 저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는 “저기 사이에 껴서 낮잠 자고 싶다”며 평화로운 분위기에 푹 빠지기도 했죠.

사실 우린 늘 말을 통해 관계를 맺으려 하죠. 하지만 이 고양이와 어린 양처럼, 때론 아무 말 없이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교감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의 온기를 옆에서 조용히 느끼고,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숨을 고르는 그 시간. 그건 어쩌면 우리가 자주 잊고 지내는 관계의 가장 순수한 형태일지도 몰라요.

혹시 여러분도 오늘, 누군가와 조용히 시간을 나눌 수 있다면—굳이 무슨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말보다 따뜻한 건, 언제나 곁에 조용히 있어주는 그 존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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