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40대 정도가 되면 과거에 비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그중에서 중요한 키워드 하나는 ‘노화’다. 특히 생물학적 연령, 즉 ‘신체 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널리 확산되면서, 자신의 노화 속도가 빠른지 느린지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스스로 시도해볼 수 있는 신체적·인지적 노화 측정 방법을 소개한다.
신체적 노화 셀프 측정법
노화 셀프 측정법의 가장 간단한 사례는 ‘걷는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2011년 「영국 의학 저널(British Medicine Journal)」에 게재됐던 한 연구에서는 70세 이상 남성들을 대상으로 걸음 속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걸음 속도를 바탕으로 사망 위험성을 예측하는 내용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때 기준으로 했던 속도는 ‘초속 1.32m’였다. 즉, 1초에 1.32m 이상을 걸을 수 있는 사람들은 향후 3년 안에 사망할 가능성이 더 낮았다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다. 반면, 초속 0.8m보다 느린 걸음 속도를 가진 사람들은 근감소증 혹은 노쇠의 징후일 수 있다.
다만, 이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할 때 의미있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걷기에 문제가 없는 청년이나 중년 정도의 연령대에서는 초속 1.32m라는 기준이 무의미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준치보다 훨씬 빨리 걸을 수 있는 데다가, 걷는 속도만으로는 건강 상태에 대한 변별력을 가지기 어렵다.
비교적 젊거나 근력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크게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하나는 ‘의자에서 일어나기’ 측정법이다. 이는 하체 근력과 기능적 건강을 평가할 수 있는 매우 간단한 방법이다. 약 30초 정도를 두고,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는 동작을 몇 번 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 방법 또한 젊은 사람들을 기준으로 할 때는 노화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보편적인 기준이 없다. 하지만 걷기와 함께 활용한다면 신체적 기능의 변화 여부를 추적하면서 관리하는 것은 가능하다. 걷기 속도와 지치지 않고 걸을 수 있는 시간, 그리고 의자에 1회 앉았다 일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 30초 동안 앉았다 일어날 수 있는 횟수 등을 주기적으로 누적해서 기록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객관적 기준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한 발 버티기’가 있다. 이 방법은 비교적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노화 정도를 평가하기에 적합하다. 보통 20대 정도의 신체 나이라면 한 발로 40초 정도를 버틸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30~40대라면 약 30초 내외, 20초 미만이라면 50대의 신체 나이로 본다. 단, 이것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기 때문에, 참고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인지적 노화 셀프 측정법
그렇다면 인지적 노화, 즉 뇌의 노화 셀프 측정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일단 몇 가지 지표를 정해두면 좋다. 주의력, 기억력, 유연성 등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인지적 노화 셀프 측정법의 기준이다.
첫 번째는 ‘트레일 메이킹 테스트(Trail Making Test)’다. 일정한 순서가 정해져 있는 숫자와 문자를 교차하면서 순서대로 나열하고,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아라비아 숫자와 한글 가~하까지를 교차하면서 1, 가, 2, 나, 3, 다 하는 식으로 배치하면 된다.
기억 속에 입력돼 있는 숫자와 문자의 순서를 얼마나 빠르게 전환해가면서 배열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교차하는 문자열을 더욱 다양화해서 난이도를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혼자서 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의미가 있겠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해보면 마치 게임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스트룹 과제(Stroop Task)’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방법이다. 이름은 다소 낯설 수 있지만, 내용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상충하는 정보를 무시하는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빨간색 잉크로 ‘파란색’이라는 글자를 인쇄하는 식으로, 서로 충돌하는 정보를 담은 상황을 구성한다. 이런 자료를 여러 개 만들어서, 스피드 게임을 하듯 시간 내에 몇 개를 맞추는지를 테스트하면 된다. 보통은 글자보다 색깔을 답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런 방법들은 노화 셀프 측정법이면서 동시에 두뇌 사용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방법의 원리를 파악해서, 다른 형태로 변형해 사용해도 무방하다. 틈틈이 훈련하듯이 수행할 경우, 자신의 인지적 노화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인지적 노화를 늦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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