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노동자와 백화점 본사가 처음 한자리에 마주 앉았다. 국회에서 열린 첫 대화의 자리는, 그 자체로 의미 있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롯데백화점 본사와 협력업체, 전국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백화점면세점노조)이 함께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백화점 원청과 하청 노동자가 공식적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의원은 “서로 한 발씩 양보해 만들어낸 자리”라며 “이 자리가 작은 사회적 대화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특히 참석에 응한 롯데백화점 측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노동자 대표로 참석한 김소연 백화점면세점노조 위원장도 “상생의 취지로 마련된 자리가 감격스럽고 기쁘다”며 “오늘의 만남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노동조합은 감정노동에 대한 안정장치 부족, 원청과 하청 간 인식 차이, 여름철 냉방시설 가동과 직원용 화장실 접근성, 예고 없는 연장근로와 정기휴일 미보장 등의 문제를 공유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정준호 대표이사는 “아직도 현장이 그런 상황이라는 데 놀랐다. 특히 냉방이나 화장실 같은 문제는 작은 일처럼 보여도 당사자에겐 매우 큰 일일 수 있다”며 “본사가 구상한 정책이 현장에서 왜곡되지 않도록 빠르게 시정하겠다”고 답했다. 또 “정기적으로 모이는 백화점협회에서도 오늘 논의된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협력업체 관계자들도 의미를 더했다. 로레알코리아 이상훈 이사는 “백화점과 협력업체, 노동조합이 함께 논의한 것 자체가 뜻깊다”고 말했고, 시세이도 송효진 부장은 “대표이사께서 직접 참석해 진솔하게 이야기해주셔서 감동받았다”며 “제도 개선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의원실에서도 계속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오늘 이 자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롯데 외에도 현대, 신세계 등 다른 백화점들과의 간담회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인권과 근로환경 개선이 이뤄지도록 하반기 국정감사와 의정활동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챙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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