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유통 그룹 중 하나인 이마트가 저가 상품의 대명사 다이소에 밀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영업이익이나 이익률 등 이익 지표에서 다이소에 못 미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국내 유통 산업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 매출은 15조569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다이소 매출은 3조9689억원이었다. 단순히 매출만 놓고 보면 이마트는 여전히 다이소보다 훨씬 실적이 좋다.
하지만 속내를 뜯어보면 얘기가 다르다. 같은 기간 이마트 매출 원가는 11조3165억원으로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72.17%나 됐다. 이에 비해 다이소는 같은 기간 매출원가가 2조4651억원으로 원가율이 62.1% 수준이다.

덕분에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1218억원으로 다이소의 3712억원의 반토막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겉으로 보면 이마트가 많이 팔아서 ‘유통 공룡’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보면 다이소가 이마트에 월등히 앞서는 경영 실적을 보였다는 뜻이다.
단적으로 영업이익률을 보면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다이소의 영업이익률은 9.4%로 이마트의 0.78%에 비해 12배 이상 우수했다.
다이소는 가성비 매장의 대명사다. 모든 제품을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6가지 가격으로만 판매한다. 소비자들에겐 ‘1000원짜리 가게’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이마트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취임한 이후 수익성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정 회장은 가격과 상품, 공간 등 3가지 키워드를 잡고 고강도 혁신을 계속하고 있다. 이후 실제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지만, 다이소에 비하면 이익률이 여전히 형편없다. 유통업계가 “싸구려만 파는 다이소가 정용진의 이마트를 무릎 꿇렸다”고 평가하는 배경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