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핵에는 막대한 양의 금이 존재하며, 유구한 시간 맨틀을 통해 조금씩 지표로 이동해 유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괴팅겐대학교 닐스 메싱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게재했다. 지구의 중심부 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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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핵에는 막대한 양의 금이 존재하며, 유구한 시간 맨틀을 통해 조금씩 지표로 이동해 유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괴팅겐대학교 닐스 메싱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게재했다. 지구의 중심부 핵에는 금을 비롯한 귀금속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생각돼 왔지만, 지구 표면까지 도달하는 경로는 불분명했다.
미국 하와이 화산암에 포함된 금속 동위원소를 분석한 연구팀은 금이 오랜 세월 대류하는 마그마를 타고 지표면에 도달할 가능성을 떠올렸다.
닐스 교수는 지구의 암석권 지각과 상부 맨틀로 이뤄진 단단한 층 아래에서 분출된 화산암 속 루테늄의 동위원소를 분석했다”며 “동위원소란 같은 원소라도 중성자 수가 다른 변형을 말하는데, 루테늄에도 몇 개의 동위 원소가 있어 그 조성의 차이를 분석하면 기원을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구의 핵에 분포하는 막대한 양의 금은 맨틀을 타고 서서히 지표면으로 이동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이어 “하와이 제도의 화산암은 통상적인 맨틀에서는 볼 수 없는 루테늄 100이 검출됐다. 이는 지구의 핵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구가 한때 금을 집어삼켰음을 시사하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지각에서 채취하는 금은 지구가 가진 총량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지구에 존재하는 금의 99% 이상은 금속을 주성분으로 하는 핵에 집중됐다. 그 총량은 명확하지 않지만 일부 학자는 지구 표면의 육지를 두께 50㎝로 덮고도 남을 양이라고 본다.
이러한 금의 분포는 초기 지구에서 벌어진 철의 대변혁(iron catastrophe)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지구가 고온으로 펄펄 끓을 무렵 철 등 무거운 원소가 침강해 중심부에 모여 핵을 형성했다는 이론이다. 이때 루테늄과 팔라듐, 오스뮴, 금 등 친철원소도 함께 핵으로 이동한 것으로 생각된다.
지구의 핵에는 상당량의 금 등 귀금속이 분포한다. 「사진=인공지능(SORA) 생성 이미지」
원래 지구의 핵은 맨틀에 금속 물질을 공급하고 있다. 연구팀은 최신 분석기술을 통해 핵에서 나온 물질이 상부 맨틀까지 도달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이에 따르면 루테늄 이외에도 팔라듐, 로듐, 백금, 금 같은 귀금속이 핵에서 맨틀을 통해 새어 나오는 것으로 추측된다.
닐스 교수는 “이번 발견은 지구의 핵이 마냥 고립된 존재는 아님을 보여줬다”며 “수백 경 t 규모의 초고온 맨틀 물질이 핵과 맨틀의 경계에서 솟아올라 하와이 같은 해양섬을 형성하는 것까지 증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교수는 “다만 이러한 귀금속은 급속히 지표면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인류가 지구의 중심까지 파 내려가 채취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지구 내부의 동적인 구조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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