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에서 현대건설이 돌연 발을 뺀 가운데, 가덕도 신공항의 원년 기획자였던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는 책임 있는 자세로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로 동남권 신공항 검토가 시작됐을 당시 국토부(당시 건설교통부) 항공기획관으로 재직하며 가덕도 입지 선정을 주도한 인물이다.
정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은 단순한 지역 공항이 아니라, 800만 동남권 주민의 미래이자 국토 균형발전의 상징”이라며 “충분한 협의나 조율도 없이 사업 철수를 통보한 현대건설의 결정은 지극히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가덕도 신공항은 3,500m 길이의 활주로를 갖추고, 2030년 기준 연간 여객 1,230만 명, 화물 26만 톤을 처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장기적으로는 여객 2,300만 명, 화물 33만 톤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유럽·미주 직항이 가능한 활주로 설계로, 국제선 네트워크 확대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란 평가다.
정 의원은 “총 생산유발효과는 약 29조 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11조 8천억 원에 이른다”며 “이 가운데 63% 이상이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경제에 파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항 한 개 더 짓는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항공·물류·관광 산업 구조를 송두리째 바꾸는 일”이라고도 말했다.
문제는 사업의 실질적인 첫 단추였던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최근 불참을 선언하면서 사업에 급제동이 걸린 점이다. 정 의원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약 6개월간 250여 명의 전문 인력을 투입해 기본설계를 수행했으며, 여기에만 600억 원 넘는 예산이 소요됐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공사 기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난달 일방적으로 철수 방침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정 의원은 이를 두고 “기술적 이견이나 시공상의 우려가 있었다면 국토부와 협의해 조정 절차를 밟는 것이 상식”이라며 “하루아침 철수는 명백한 무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최근 국토교통부의 미온적 태도에도 우려를 표했다. “12.3 내란 비상계엄 사태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국토부의 사업 추진 속도는 지나치게 느려졌다”며 “가덕도 신공항 추진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가덕도 신공항은 김해공항의 군·민 항공 혼재 구조를 뛰어넘는 24시간 운영 가능한 순수 민간 공항”이라며 “국제행사 수용과 중장기 항공 수요 대응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수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사업인 만큼, 이제는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현재 예결특위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정권이 바뀌어도 국가의 비전은 흔들려선 안 된다”며 “정치적 셈법이 아닌, 국가적 책임과 균형발전 관점에서 국토부가 중심을 잡고 조속히 사업을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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