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7년, 한 곡의 부탁에서 시작된 오해”
가요계의 전설 김완선과 프로듀서 박진영(JYP)이 27년 만에 오해를 풀고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의 불화와 화해, 그리고 신곡 ‘LUCKY’의 탄생 비화가 KBS2 ‘더 시즌즈-이영지의 레인보우’에서 공개됐다.
김완선은 1997년 박진영의 ‘그녀는 예뻤다’에 반해 “저 분에게 꼭 곡을 받고 싶다”는 마음으로 어렵게 만남을 청했다.
“용기를 쥐어짜서 자리에 나갔는데, 이야기 몇 마디 하다가 박진영이 ‘누나, 저 못 주겠어요’ 하고 가버렸다”고 회상했다.
이 거절은 김완선에게 깊은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겼다. “그 이후로는 누구에게도 곡을 부탁하지 못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박진영의 시선, ‘꼭 내가 아니어도 되는 느낌’”
반면 박진영 역시 그 만남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당시 김완선은 대스타였다. 그런 누나가 날 보자고 했으니 곡을 달라고 하겠구나 싶었다.
신나서 나갔는데, ‘시간 되면 곡 하나 써봐 달라’고 하더라. 꼭 내가 아니어도 되는 느낌이었다”며 서운함을 털어놨다.
박진영은 “작곡가 입장에서는 ‘꼭 네 곡이면 좋겠어’라고 해주면 힘이 나는데, 그 말이 없어서 상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진심을 오해한 채, 20년 넘게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왔다.

“트라우마와 오해, 그리고 다시 만난 인연”
김완선은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이었는데, 너무 쑥스럽고 안 하던 일이어서 최대한 편하게 하려다 ‘시간 날 때 곡 줬으면 좋겠다’고 했던 게 박진영에게는 껄렁하게 들렸던 것 같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후 김완선은 곡 작업을 제안하는 데 트라우마가 생겼고, 박진영 역시 그 만남을 불편하게 기억했다.
하지만 2023년, 박진영이 신곡 ‘Changed Man’ 뮤직비디오 출연을 김완선에게 부탁하며 두 사람의 인연은 다시 이어졌다.
뮤직비디오 촬영 중 김완선이 “1997년 거절 기억나냐”고 묻자, 박진영은 “지금 곡 하나 줄까요?”라고 답했고, 그 자리에서 ‘LUCKY’가 탄생했다.

“영혼을 갈아 넣은 곡 ‘LUCKY’, 그리고 슬기와의 듀엣”
박진영은 “이번엔 누나를 위해 정말 영혼을 갈아 넣어 곡을 썼다. 가사, 편곡, 멜로디, 뮤직비디오까지 모두 공들였다”고 밝혔다.
‘LUCKY’는 박진영이 작사·작곡·편곡·프로듀싱을 맡았고, 김완선과 레드벨벳 슬기가 듀엣으로 참여해 세대를 아우르는 퍼포먼스를 완성했다.
이 곡은 ‘나를 힘들게 하는 관계라면 때론 떠나는 용기도 필요하고, 의외로 행운일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뮤직비디오와 안무 역시 라치카가 맡아 세련되고 풍성한 무대를 선보였다.

“27년 만에 풀린 오해, 음악으로 다시 연결된 두 사람”
박진영은 “이번에 누나 성격을 제대로 알게 됐다. 1997년엔 몰랐지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일부러 그렇게 말한 거라는 걸 이제야 이해했다”고 말했다.
김완선 역시 “박진영이 ‘누나, 내가 영혼을 갈아서 써드릴게요’라고 했다. 이번에는 진짜 진심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음악이어서 다행이다. 만약 남녀 사이였다면 영원히 헤어졌을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세대를 잇는 협업, 그리고 새로운 시작”
김완선과 박진영, 그리고 슬기의 협업은 세대를 뛰어넘는 K팝의 힘을 보여준다.
무대에서 김완선과 슬기는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고, 박진영은 “두 분을 위해 곡을 만들 수 있어 좋았다. 또 하자”고 약속했다.
김완선도 “우리 1년에 한 번씩 하자”며 화답했다.

“오해와 상처를 넘어선 음악의 힘”
김완선과 박진영의 이야기는, 작은 오해가 얼마나 오랜 시간 사람 사이를 멀어지게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음악이 어떻게 그 벽을 허물고 다시 연결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두 사람은 각자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진심으로 화해하고 새로운 인연을 시작했다.
‘LUCKY’는 그 화해와 용서, 그리고 새로운 시작의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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