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식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를 사용한 뒤 입천장 화상이나 심한 구갈(口渴, 입안 건조)을 호소하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 제조사 측은 ‘주의사항’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 제품 사용 중 피해를 겪는 사례가 국내외에서 잇따르며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입안이 마르고 따갑다, 심하면 데인 것처럼 아프다는 경험담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은 “아이코스를 피운 뒤 입천장이 벗겨지는 느낌” “혀와 입술이 뜨겁고 쓰라려서 고통스럽다”고 호소하고 있다. 해외 포럼 ‘레딧(Reddit)’에도 유사한 피해 사례가 수년 전부터 꾸준히 올라왔다.
특히 최근 출시된 ‘IQOS ILUMA(일루마)’ 제품도 예외는 아니다. 기존 히츠(HEETS) 스틱 대신 ‘스마트코어(SMARTCORE)’를 사용하는 이 기종은 히팅 블레이드가 없어졌다는 점에서 더 안전하다고 홍보됐지만, 여전히 “입천장 화상” “심한 건조감” 등 사용 후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가열 온도에 주목한다. 아이코스는 일반 담배보다 낮은 약 350도에서 연초를 가열하지만, 이 정도의 온도도 구강 점막에 강한 자극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치과 전문의는 “입 안의 점막은 매우 얇고 민감하다”며 “고온의 증기를 반복적으로 흡입할 경우, 열 손상으로 세포가 변형되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은 사용자 가이드에서 “스틱을 사용 중 제거하지 말라”며 열 화상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안내는 제품 포장 안쪽 설명서에 조그맣게 기재돼 있을 뿐, 사용자들이 실제 인지하고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아이코스 담뱃갑 외부에는 이와 관련된 경고는 전무하다.
국내에서도 자발적인 소비자 제보가 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금연금주나라’에서는 “아이코스를 피우고 안구건조, 구내염, 가슴 통증이 심해졌다”는 후기가 다수 공유됐고, 한 카페에서는 “목이 따끔거리고 입이 자주 헌다”는 호소 글이 올라왔다.
아이코스의 건강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가열 방식이라는 점에서 ‘덜 해롭다’는 이미지로 시장을 장악했지만, 점점 더 많은 사용자가 입안 통증, 염증, 심지어 기도 자극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흡연 피해자 단체 관계자는 “화상 피해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만큼, 단순한 ‘사용 주의’가 아닌, 보다 명확하고 과학적인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며 “필립모리스는 전자담배의 장점만 강조하지 말고, 단점에 대해서도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립모리스 측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홍보팀 관계자는 “홍보팀이 모두 해외 출장 중이라 답변 드리는 것이 어렵다”면서 “확인후 연락을 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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