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작곡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대표곡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The Blue Danube)’가 48년째 우주를 유영 중인 보이저(Voyager) 1호에 전송됐다.
유럽우주국(ESA)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1977년 발사된 이래 50년 가까이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보이저 1호에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를 보냈다고 발표했다.
ESA가 지구를 떠나 48년째 성간 우주를 비행하는 보이저 1호에 클래식 명곡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를 보낸 의미는 특별하다. 이 곡은 1968년 개봉한 스탠리 큐브릭의 걸작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사용된 이래 우주 찬가로 여겨져 왔다.

ESA 관계자는 “우주선이 지구를 돌며 천천히 춤을 추듯 날아가는 장면에 이 곡이 겹쳐 관객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며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사용된 이래 ‘아름다운 푸른 도나우’는 비공식적인 우주 테마곡으로 인식되며, 다른 SF 영화나 애니메이션, 게임에 자주 사용됐다”고 전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 1호와 2호를 쏘아 올리기 전 골든 레코드를 탑재했다.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의 제안으로 마련된 골든 레코드에는 우주 생명체와 조우할 경우를 대비한 지구의 소리와 음악, 이미지 등이 수록됐다.
ESA 관계자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는 아쉽게도 보이저 1, 2호의 골든 레코드에 담기자 못했다”며 “우리는 오랜 문화적 공백을 메우고 싶은 마음에 빈 교향악단이 연주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를 보이저 1호에 송신했다”고 설명했다.

빈 교향악단이 새로 녹음한 음원은 지난달 31일 스페인 ESA 지상국에서 우주로 전송됐다. 전파로 변환된 음악은 빛의 속도로 우주로 날아가 지구에서 약 249억㎞ 떨어진 보이저 1호로 향했다.
해당 음원이 보이저 1호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23시간이다. 음악은 탐사선의 통신기기에 의해 재생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인공물 보이저 1호를 위한 뜻깊은 선물이라는 점에서 많은 우주 마니아들이 환호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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