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100년 전 여성의 유골에서 미지의 인류 계통 DNA가 검출됐다. 학계는 수수께끼가 많은 티베트인 조상의 정체를 밝힐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미국 리치먼드대학교 고고학자 멜린다 양 박사 연구팀은 중국 윈난성 싱이시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출토된 약 710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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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7100년 전 여성의 유골에서 미지의 인류 계통 DNA가 검출됐다. 학계는 수수께끼가 많은 티베트인 조상의 정체를 밝힐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미국 리치먼드대학교 고고학자 멜린다 양 박사 연구팀은 중국 윈난성 싱이시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출토된 약 7100년 전 여성의 유골 분석 보고서를 12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달 말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먼저 소개됐다.
여성의 뼈를 분석한 연구팀은 DNA가 현대 티베트인의 유전자에서만 보이는 희귀한 요소와 일치하는 것에 주목했다. 멜린다 양 박사는 “유적에서는 신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 사람 127명의 뼈가 나왔다”며 “인골의 대부분은 7150년 전에서 1400년 전 현재의 싱이시에 살던 사람들 것인데, 특히 7100년 전 여성 인골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다.
박사는 “동위원소 분석에서 여성은 수렵채집생활을 영위한 인물로 밝혀졌다”며 “DNA 분석을 해봤더니 지금까지 알려진 동아시아나 남아시아의 인류 계통과 크게 다른 특징이 포함돼 있었다”고 언급했다.
윈난성에서 출토된 약 7100년 전 수렵채집인 여성의 유골 「사진=윈난성유적학연구소」
연구팀은 여성 유골에 DNA가 잃어버린 조상을 연결하는 중요한 단서라는 입장이다. 여성의 유골이 싱이 지역에 한때 살던 고대인과 선사시대 동아시아·동남아시아에 거주한 인류와 관련된 의문을 푸는 미싱 링크라고 기대했다.
멜린다 양 박사는 “실제 뼈나 화석 등 증거는 없지만 유전자 해석을 통해 존재가 추정되는 미지의 인류를 고스트 계통(ghost lineage)이라고 한다”며 “여성의 DNA에 확인된 고스트 계통은 티베트인 유전자에서만 발견되는 희귀 요소와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여성이 현대 티베트인과 미지의 조상을 잇는 중요한 존재라는 이야기”라며 “바살 아시아·싱이 계통(Basal Asian Xingy lineage)으로 명명된 이 여성은 적어도 약 4만 년 전 다른 인류 그룹으로부터 분기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윈난성의 약 7100년 전 여성 유골 DNA에서 현대 티베트인 일부에 전해지는 것과 동일한 유전적 특징이 확인됐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여성이 오랜 기간 다른 인류 집단과 교잡하지 않고 고립돼 독자적인 유전적 특징을 가졌다고 봤다. 어떤 이유인지 여성은 싱이 유적에서 나왔고, 그 후손들이 다른 동아시아인들과 교잡해 혼혈집단을 형성해 그 DNA가 현대 티베트인 일부에 전해진다는 게 연구팀 시나리오다.
중국 남서부 윈난성이 다양한 인류 집단의 교차점이었을 가능성은 전부터 제기됐다. 윈난성은 현재도 민족적·언어적 다양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평가된다.
멜린다 양 박사는 “우리 연구는 어디까지나 7100년 전 여성 1명을 분석한 것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추가 발굴을 진행해 고스트 계통과 현대인의 관계성을 보다 명확하게 밝혀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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