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 안 복도, 그 좁은 공간 한편에 작은 물병들과 길쭉한 물건들이 빽빽하게 세워져 있습니다. 일렬로 가지런히 정돈된 것도 아니고, 복도 한 영역 전체를 불규칙하게 채우고 있어 발을 어디에 디뎌야 할지조차 아찔합니다. 조심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연쇄적으로 와르르 쓰러질 것만 같은 위태로움. 그런데 이 복도가 오늘, 두 동물의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는 무대가 되었습니다.


먼저 등장한 건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 고양이 한 마리입니다. 차분한 눈빛으로 장애물들을 바라보던 고양이는 마치 고요한 물결처럼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나아갑니다. 앞발 끝으로 바닥을 살피고, 발 디딤 하나에도 온 신경을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바닥에 그림자 하나 흐트러지지 않을 듯, 조용하고 절제된 움직임으로 복도를 지나가는 고양이. 길쭉한 물건들 사이를 오가는 그 발끝은 가벼우면서도 정확합니다. 어떤 것도 건드리지 않은 채, 그야말로 완벽한 균형감각을 보여주며 무사히 통과합니다.

그 장면을 가만히 지켜보던 강아지도 용기를 내어 움직입니다. 평소처럼 통통 튀는 걸음이 아니라, 이번엔 마치 자신도 무대 위에 선 듯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습니다. 고양이가 남긴 발자국을 따라 한 걸음, 또 한 걸음. 발밑의 물건들을 조심스럽게 살피며 집중하는 그 모습은, 작지만 진지한 도전이 느껴집니다. 보는 사람들조차 숨을 멈추게 만드는 긴장 속에서, 강아지 역시 단 하나의 물건도 쓰러뜨리지 않고 완주에 성공합니다.
이 영상을 사람들은 “집중력이 나보다 낫다…”, “이건 거의 닌자 수준이네요”, “우리 집 애는 저길 1초만에 초토화시켰을 텐데” 같은 유쾌한 반응들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웃음 속엔 분명 감탄도 함께였지요.

이 영상 속 동물들이 보여준 건 단순한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걸어야 하는 길, 작은 실수 하나도 허용되지 않는 순간. 우리도 일상에서 마주하는 위태로운 선택과 조심스러운 순간들 앞에서 이 친구들처럼 중심을 잡고,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다면 어떨까요?

어쩌면 진짜 용기란, 빠르게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하는 데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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