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잔한 햇살이 내려앉은 잔디밭 한가운데, 작지만 흥미로운 삼자구도가 펼쳐져 있습니다. 한 마리의 작은 새가 입에 나뭇가지를 물고 어딘가로 향하려는 순간, 옆에서 슬며시 다가온 고양이가 그 길을 가로막습니다. 새는 당황한 듯 방향을 바꿔보려 하고, 고양이는 호기심 반 장난기 반인 눈빛으로 계속해서 새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그 작은 다툼은, 마치 길을 두고 벌이는 침묵의 줄다리기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도 완전히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조금 앞에서 느긋하게 있는 강아지입니다. 꼬리를 천천히 흔들며 시선은 오직 카메라를 향하고 있습니다. 마치 “이 상황을 설명해 줄 사람 있나요?”라고 묻는 듯한 표정입니다. 두 친구의 실랑이엔 관심이 없어 보이고, 그저 오늘도 자신을 향해 향한 카메라 렌즈에 충실한 모습이지요.

고양이는 여전히 새의 진로를 방해하려는 듯 미묘한 발놀림을 멈추지 않고, 새는 더는 방법이 없는지 잠시 멈춰섰다가 다시 움직입니다. 그리고 화면 구석에선 여전히 꼬리만 살랑살랑 흔들리는 강아지. 이런 독특한 조합이 어쩐지 웃음을 자아냅니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이 기이한 조합에 “강아지가 오늘의 주인공 아닌가요?”, “세계관 충돌의 현장”, “누가 뭐래도 난 카메라를 본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유쾌하게 즐겼습니다.

이 영상을 보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는 계획을 세우고, 누군가는 그걸 방해하며, 또 누군가는 그 모든 걸 조용히 바라보는 삶을 살죠. 꼭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 같지 않나요?

때로는 중심에 서지 않아도, 한 발 물러서 그저 바라보는 것도 나름의 역할일 수 있습니다. 모두가 똑같은 방향을 향할 필요는 없다는 걸, 이 조용한 꼬리 하나가 알려주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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