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신장이식 수술의 성공률 및 환자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발표됐다.
최근 개발된 인공지능 기반 ‘신장 피질 부피 측정 모델’이 신장 기증 후 기능 손실을 간편하면서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기존에는 신장 평가를 위해 혈액 검사, 소변 검사, 영상 검사 등이 필요했으며, 경우에 따라 신장 조직 생검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검사 시간 및 검사 결과 종합분석 등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으며, 생검까지 진행할 경우 환자 부담이 가중되는 문제가 있었다. AI 모델을 활용한 신장 평가는 이러한 과정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장 기능의 핵심, ‘신장 피질’ 부피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민상일 교수는 중앙대병원 조은아 교수, 세브란스병원 이주한 교수, 온코소프트 김진성 대표와 함께 연구팀을 꾸려 연구를 진행했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각 기관에서 신장 기증 수술을 받은 1,074명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AI 기반 CT 이미지를 활용해 신장 피질 부피를 측정했다. 그 결과를 이식 수술 후 신장 기능 저하 추세와 비교해 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신장 피질은 신장 기능을 담당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혈액 여과 및 노폐물 제거를 담당하는 첫 단계인 ‘사구체’가 피질에 위치하기 때문이며, 여러 호르몬을 생성하고 전해질 균형, 수분 균형 등 생리적 과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즉, 신장 피질 부피를 정확하게 측정할수록 신장 기능 예측의 정확도 역시 높아진다.
AI를 활용한 정확도 높은 부피 측정
기존에는 CT나 MRI 촬영 후 신장 구조를 시각화한 다음, 이를 통해 피질 부위를 수작업으로 측정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이는 시간 소요는 물론 측정자의 경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확성이나 효율성 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활용한 AI 모델은 기증 전 CT 이미지를 분석하여 신장의 피질 부피를 자동으로 측정하는 방식이다. 가장 먼저 정확성이 중요한 만큼, 연구팀은 AI로 측정한 신장 피질의 부피와 수작업으로 직접 측정한 부피를 비교함으로써 정확성을 검증했다.
그 결과 AI 모델로 측정한 부피가 유사 계수 1중 0.97을 기록해 수작업으로 직접 측정한 것과 거의 흡사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AI 예측 경계와 실제 측정된 경계 간의 최대 오차는 0.76mm로, 매우 정확도가 높다는 결론을 얻었다.

60세 이상 기증자, 수술 후 기능 저하 경향 커
다음으로 연구팀은 AI 모델을 사용해 측정한 신장 피질 부피와 기증 후 신장 기능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신장 기능 평가의 핵심 지표인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의 변화를 통해, 기증 후 시간 경과에 따라 신장 기능이 얼마나 감소하는지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60세를 기점으로 그보다 고령의 기증자일수록 eGFR이 더 크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수술 전 신장 피질 부피가 큰 기증자의 경우, 기증 후 기능 저하가 덜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신장 피질 부피를 높은 정확도로 측정하고, 이를 기증 후 신장 기능 저하를 예측하기 위한 중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모델을 활용한다면 신장이식 수술의 성공률은 물론, 기증자 안전성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았다.
이번 연구는 국제외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IF=12.5)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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