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다. 현재를 살아가는 입장에서 과거는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다가올 미래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지나간 일은 잊고, 앞으로 잘 하면 된다는 뜻이다.
이것은 보통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 바람직한 방법이다. 이미 결과가 나와버린 과거 일에 집착해도 달라지는 건 없을 테니까. 하지만 다이어트, 그리고 건강에 있어서는 조금 다르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 알았던 것, 해왔던 것 중 잘못된 내용이 있다면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비만 전문가로 활동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용우 원장의 강연으로부터, 다이어트와 체중 관리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을지 모를 내용들을 추려보았다.
저탄고지 식이요법, 잘못 알려져 있다
저탄고지는 다이어트에서 흔히 사용되는 식이요법 중 하나다. 탄수화물을 섭취량을 제한하는 대신 나머지 필요한 칼로리를 지방으로 채우는 전략이다. 효과는 명확하다. 우선 체내 인슐린 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혈당 조절이 용이해진다. 다음으로 에너지 효율이 좋은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소모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여기서 맹점이 있다. 저탄고지에서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은 ‘고지’ 쪽이다. 알다시피 지방은 여러 종류가 있다. 분자 구조에 따라 포화 지방과 불포화 지방으로 나뉘고, 어떤 음식을 통해 섭취하느냐에 따라 동물성 지방, 식물성 지방으로도 나뉜다.
저탄고지 전략을 위해서는 ‘좋은 지방’에 주목해야 마땅하다. 즉, 불포화 지방, 그리고 식물성 지방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대부분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은 음식에 들어있는 지방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저탄고지 전략에 맞는 지방 공급원으로는 식물성 기름인 올리브유, 코코넛 오일이 대표적이다. 품질이 좋은 치즈, 크림, 그리고 아보카도 역시 좋은 지방의 대표 식품이다. 견과류나 씨앗류 역시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육류 대신 연어나 고등어 등 생선으로 섭취하는 쪽이 건강한 지방이다.
과일은 건강식? 반쪽만 알고 있는 경우 많다
과일은 건강한 음식이 맞다. 주요 비타민과 무기질의 공급원이자 섬유질과 수분이 풍부하기 때문에 일정량 이상은 식단에 포함할 것을 권한다. 실제로 평균적인 섭취량이 부족한 식품군이기도 하다. 다이어트를 하는 입장에서, 채소는 아무래도 맛있게 먹기가 쉽지 않다. 그에 비해 과일은 달달하고 맛있기 때문에 간식으로 즐겨먹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과일의 달달한 맛은 ‘과당’으로 인해 나는 것이다. 과당은 당분, 즉 탄수화물이며, 게다가 단순당이다. 흡수가 빨라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는 바로 그것이다. 물론 자연식품인 과일을 통해 섭취하는 경우, 인공적인 과당에 비하면 훨씬 건강한 게 맞다. 하지만 어쨌거나 혈당을 올리는데 기여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과일이 건강식이 되기 위해서는 과일을 섭취한 다음 적당한 운동이 병행돼야 한다. 혈당이 높아진 상태에서 움직임이 부족하면, 남는 당분은 고스란히 잉여 에너지로 저장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과일을 건강식이라 부르기에 어울리지 않게 돼 버린다.
체중보다는 근육량에 집중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단기간 내에 체중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 보통은 기뻐한다. 하지만 우리 몸의 성분 구조, 그리고 대사 방식 등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라면, 체중이 너무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을 보면 불안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건강한 다이어트란 근육량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체지방량을 줄이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매우 높은 강도의 운동을 매일 같이 반복하지 않는 한, 1개월 안에 줄일 수 있는 지방량에는 한계가 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식단과 적절한 운동을 병행할 때, 1주일 기준 0.5~1kg, 즉 1개월이면 2~4kg 정도 감량하는 것이 건강한 다이어트의 범위로 여겨진다. 개인 건강상태, 활동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1개월 안에 10kg 이상을 감량한다면 정상적이라 보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물론 촬영을 앞두고 급하게 감량한 배우, 근육량이 충분히 많은 운동선수 등의 사례에서는 대규모 감량이 가능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환상은 금물이다. 그들은 보통 특정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관련 분야 전문가의 감독 하에 감량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들이 이 방법을 따라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와 철저한 관리가 필수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은 빠르게 감소한다. 지키는 것도 쉽지 않은 마당에 늘리는 것은 얼마나 어려울까. 게다가 다이어트를 할 때는 많든 적든 근육량도 같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근육을 꾸준히 사용하면서 ‘쓸모가 있다’라는 신호를 뇌에 계속 보내주지 않으면, 근육을 분해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진짜 건강한 몸’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체중계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체성분 지표를 중심으로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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