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디언스리포트 신재성 기자) 2024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차 순위가 공개되며, SUV 중심 시장의 흐름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SUV 중심으로 시장 흐름이 이동한 가운데, 현대·기아의 전략 모델들이 상위권을 석권하며 북미 시장에서 확고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현대차는 미국 진출 39년 만에 누적 판매량 1700만 대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5위 현대 엘란트라 – 젊은 직장인들의 첫 차
엘란트라는 대대적인 SUV 강세 속에서도 5위에 오르며 고전적 세단의 생명력을 과시했다. 총 판매량은 약 13만 대를 넘기며, 가격 대비 우수한 연비와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생존을 증명했다. 미국 내에서는 학생과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여전히 인기 있는 ‘첫 차’로 꼽힌다.

4위 기아 스포티지 – 실용성과 디자인 겸비
4위는 기아 스포티지였다. 중형 SUV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스포티지는 실용성과 디자인을 겸비한 모델로 평가받으며 1만7000대 이상의 월간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들어 10% 이상 상승한 판매율을 보이며, RV 중심의 기아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3위 현대 투싼 – 월간 기준 SUV 최다 판매
이어서 3위를 차지한 현대 투싼은 단연 돋보였다. 지난 5월에만 1만9905대를 판매하며, 월간 기준으로는 SUV 부문 최다 판매를 기록한 모델이다. 효율적인 연비와 세련된 내외장 디자인, 그리고 하이브리드 모델 확장 덕분에 투싼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만능 SUV’로 자리 잡았다.

2위 기아 쏘렌토 – 북미 소비자들의 맞춤형
2위에는 기아 쏘렌토가 올랐다. 가족 중심의 중형 SUV 시장에서 3열 좌석 옵션과 넓은 적재공간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특히 북미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안전 사양과 주행 안정성까지 갖추며 판매량이 급등했고, 텔루라이드와 함께 기아 SUV 라인업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1위 현대 싼타페 – 넉넉한 공간과 다양한 트림
그리고 마침내, 2024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차 1위는 현대 싼타페였다. 세련된 디자인과 넉넉한 공간, 다양한 트림 구성으로 북미 SUV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결과다. 새롭게 바뀐 전면부 스타일과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이 추가되며, 싼타페는 더 이상 ‘평범한 SUV’가 아닌 프리미엄 SUV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UV 전략의 성공… 벤츠보다 많이 팔렸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 실적은 단순한 순위를 넘어선 시장의 흐름을 보여준다. 지난 5월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총 17만251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6.7% 증가라는 성과를 올렸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9만1244대를, 기아는 7만9007대를 각각 기록했다.
이 가운데 현대차는 미국 시장 진출 39년 만에 누적 판매량 1700만 대를 돌파하며, 브랜드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엘란트라, 쏘나타, 투싼, 싼타페 등 6개 차종이 모두 누적 100만 대 이상 판매되며 명실상부한 국민차로 자리매김했다.
SUV를 중심으로 한 전략적 라인업은 경쟁 브랜드를 압도했다. 실제로 벤츠는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약 32만 대를 판매했으나,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판매량은 170만 대 이상에 달했다. 고급 브랜드를 수치상으로 넘어섰다는 점은 한국차의 현지화 전략이 얼마나 성공적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친환경차 부진 속 전기차 전환 박차
반면, 친환경차 부문에서는 다소 아쉬운 흐름도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년 동월 대비 24.9% 늘었지만, 전기차 판매는 47.1% 급감했다. 현대차는 6108대, 기아는 1489대를 판매하며 전체 친환경차 판매는 3만2473대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이러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지난달 조지아 메타플랜트에서 전기 SUV 신모델 아이오닉 9의 첫 고객 인도를 개시하며 전기차 전략을 본격화했다. 아이오닉 9는 3열 구조의 대형 SUV로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할 핵심 모델로 기대를 모은다.
현대차 북미법인 랜디 파커 사장은 “아이오닉 9의 출시는 단순한 신차 론칭을 넘어, 전기차 시대를 향한 본격적인 진입을 의미한다”며 “현대차의 라인업이 신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친환경차 부문에서도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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