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내 소파 위에 남성 한 명이 다리를 다친 듯 큰 베개 위에 다리를 올려둔 채 누워 있습니다. 하얀 기브스가 감긴 다리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영상은 잠시 정지된 듯 고요하게 흐르죠. 그러다 카메라가 천천히 옆으로 움직입니다. 화면에 새롭게 들어온 장면은 예상치 못한 반전의 순간을 선사합니다.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있는 조그만 햄스터 한 마리가 보입니다. 그런데 이 녀석, 자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자신도 다리를 다친 것처럼 한쪽 뒷다리를 위로 들고 그대로 얼어붙은 듯 누워있는 모습입니다. 작고 동그란 몸은 마치 배를 깔고 잠든 듯하지만, 높이 든 다리 하나가 모든 걸 설명하고 있죠. 마치 “나도 아픈 거야” 혹은 “같이 쉬자”는 듯한 표정. 그 시선에는 장난기 반, 걱정 반, 어쩌면 순수한 모방의 마음이 담겨 있는 듯합니다.

이 순간이 그저 웃긴 장면으로만 남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그 안에서 특별한 감정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상태를 따라하며 함께 아파하고, 함께 누워주고, 함께 쉬어주는 존재. 말도 통하지 않는 작은 생명에게서도 우리는 그런 공감의 가능성을 봅니다. 햄스터는 단순히 사람을 흉내 낸 것일까요, 아니면 옆에 있는 존재의 상태에 자기만의 방식으로 반응한 걸까요?

우리는 살아가며 자주 아프고, 지치고, 때론 다리를 절기도 합니다. 그럴 때 누군가가 옆에 다가와 아무 말 없이 함께 누워주는 것, 그런 존재가 있다는 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위로가 됩니다. 당신 곁에도 그런 누군가가 있나요? 혹은 당신이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본 적은 있나요?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햄스터가 될 수 있습니다. 말 대신 행동으로, 묘한 유머로, 그리고 함께 있어주는 마음으로 말이죠. 작고 소중한 생명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건 결국, 함께하는 삶의 방식입니다. 오늘 하루, 그런 존재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 물속을 톡톡 두드리는 아기 플라밍고의 첫걸음
- 해먹 위에서 몸을 웅크리고 눈을 감은 채 휴식을 취하는 강아지의 호숫가 첫 경험
- 노을빛 속에서 피어나는 새끼 고양이들의 하루 끝 장난
- 야외 한 장면 속 셋의 온도차, 누구보다 자유로운 강아지의 눈빛
- 복도 한가득 촘촘히 세워진 물건들 사이를 조심스럽게 통과하는 두 친구의 침착한 걸음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