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독자 개발 중인 장거리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천룡’이 FA-50 경공격기에 장착돼 시험 비행을 진행 중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도하고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한 이 사업은 한국의 전략적 타격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다.
원래 KF-21 보라매의 주력 타격 무기로 개발되던 천룡은, KF-21의 실전 배치가 지연됨에 따라 FA-50을 시험 플랫폼으로 삼았다. 2024년 말부터 FA-50을 통한 시험 비행이 시작됐으며, 최근 사천 기지 상공에서 활발한 비행 시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천룡의 개발은 단순한 무기 도입이 아닌, 한국 방위산업의 자립을 상징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타우러스에서 천룡으로, 국산화의 길을 열다
천룡은 독일 타우러스 KEPD 350을 기반으로 한국이 독자 개발한 공대지 미사일이다. 타우러스 도입 과정에서 운용 경험과 일부 기술 이전이 이루어졌으며, 특히 관통탄두용 고저항 금속 가공 기술은 우리기술의 자회사 KSC를 통해 2019년부터 국내에서 생산되기 시작했다.
천룡은 약 1,300kg의 중량과 스텔스 설계를 기반으로 터보팬 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관성항법과 위성항법을 결합한 정밀 유도 시스템을 갖췄다. 종말 유도 단계에서는 영상 적외선 탐색기가 표적을 식별해 타격한다. CEP(원형공산오차)는 1~2미터 수준으로, 정밀 타격 능력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하 벙커 같은 강화 표적을 겨냥할 수 있는 관통 탄두도 특징이다.

FA-50과 KF-21의 전략적 결합
FA-50은 T-50 고등훈련기를 기반으로 한 경공격기로, 이미 다양한 국가에 수출되며 성능을 인정받았다. 필리핀, 이라크, 폴란드, 말레이시아 등에서 도입됐으며, 이번 천룡 미사일 장착은 이 플랫폼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KF-21은 차세대 전투기로서 천룡을 완벽히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양 기종 모두 공중발사 순항미사일을 장착해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통해 한국은 독자적 스탠드오프 타격 능력을 완성하며, 수출 시장에서도 FA-50과 KF-21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FA-50의 시험 발사는 KF-21의 완전 배치 전까지 필수적인 중간 단계다.

천룡의 성능과 국제 경쟁력
천룡은 약 500km의 사거리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FA-50 장착 시 연료량 감소로 인해 약 350km 수준의 사거리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속도는 마하 0.9 수준이며, 장기 보관이 가능한 연료를 채택해 전시 긴급 운용 시 연료 주입 과정 없이도 바로 발사할 수 있다. 독일 타우러스(500km), 프랑스 스칼프 EG(1,000km), 미국 AGM-86(2,400km)과 비교하면 사거리는 짧지만, 국내 지형과 작전환경을 고려한 최적화 설계가 강점이다.
또한 스텔스 성능과 정밀도 면에서는 동급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며, 국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기 체계라는 점에서 전략적 자립과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ADEX 전시회를 통해 다양한 목업과 기술 자료가 공개되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개발 계획과 한국 방산의 미래
천룡은 2028년부터 배치가 시작되고, 2030년대 초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200기 이상 생산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한국 공군은 스탠드오프 장거리 타격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ADD와 한화, LIG넥스원은 이와 병행해 초음속 공대지 미사일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마하 2.5, 사거리 300km 수준의 새로운 무기는 2025년 비행 시험을 앞두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함대함, 지대지 플랫폼으로의 확장도 검토 중이다.
천룡과 차세대 미사일은 한국의 방위산업을 단순 수입 의존에서 기술 자립으로 이끄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군수 지원 체계 통합, 비용 절감, 수출 기회 확대까지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천룡은 단순 무기를 넘어 한국 전략 무기의 상징으로 자리잡을 준비를 마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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