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의 핵심인 레이다 개발을 한화시스템이 도맡게 됐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이 사업에서 한화시스템은 1,315억 원 규모의 레이다 시제품 개발 사업자로 선정됐다. 개발은 2028년 11월까지 진행되며, 단순한 방공 레이다를 넘어 수도권을 향한 북한 장사정포 위협을 실질적으로 차단할 ‘최후의 방패’로 완성될 예정이다.
단거리·저고도에서 다수의 포탄을 탐지하고 요격하는 이 체계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게 된다. 한국은 자체 기술력으로 특화된 방공망을 구축하며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 요구되는 레이다 기술의 도전
장사정포요격체계의 레이다는 수백 개 이상의 장사정포탄을 좁은 공역에서 동시 탐지하고 개별적으로 식별·추적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다기능 레이다를 넘어, 전 세계 방공 기술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성능을 요구하는 분야다.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협력해 이스라엘 아이언돔을 넘어서는 다표적 교전 능력을 목표로 개발에 착수했다.
한국의 특수한 안보 환경을 반영해 좁은 영공에서의 대량 포격을 실시간 탐지하고 요격 우선순위를 자동 결정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이는 한화시스템이 개발해온 다양한 방공·함정·항공 레이다 기술을 융합하여 구현될 예정이다.

글로벌 방공 시스템 경쟁과 한국의 입지
세계는 지금 단거리 방공 시스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은 2011년 이후 1,500발 이상을 요격하며 90% 이상의 성공률을 기록해 단거리 방공의 표준이 됐다. 미국은 ‘골든 돔’ 계획을 포함한 다층 방공 체계를 통해 247억 달러를 투자 중이며, 러시아는 S-400, 중국은 HQ-9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한화시스템의 LAMD 레이다는 이들과는 다른 한국형 맞춤형 방공 솔루션을 제공한다. 다층 방어와 연계되는 구조, 한국의 지형과 위협에 최적화된 설계, 그리고 기술 수출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한국은 단순한 수입 무기 운용국에서 독자 방공 시스템 수출국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의 기술력과 한국형 아이언돔의 미래
한화시스템은 KDDX 구축함, 최신예 호위함, KF-21 전투기 AESA 레이다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LAMD 레이다를 개발 중이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반도체, 빔조향, 다표적 추적, 통합 요격 통제 기술이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를 핵심이다. 특히 천궁-II, L-SAM 등과의 통합 운용 경험은 한국형 아이언돔의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한화시스템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지대공 다기능 레이다(MFR) 수출 라인업을 확대하고, 현지 생산·기술 이전을 포함한 포괄적 협력 모델로 방산 수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 무기 판매를 넘어 장기적 파트너십 구축과 자주국방 역량 강화에 기여하는 구조다.

한국 방공 체계 수출의 새 지평 연다
장사정포요격체계는 단순한 국내 방공망 강화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 방산업계는 이 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방공 시스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수출형 천궁-II가 중동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데 이어, LAMD는 동북아시아, 유럽, 중동 등 다양한 지역에서 수요가 예상된다.
한화시스템은 이를 위해 기술적 자립과 더불어 수출형 모델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한국형 아이언돔은 단순한 모방을 넘어, 한국만의 특화된 방공망과 무기체계로서 K-방산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번 사업은 K-방산이 방공 분야에서도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대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