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톱스타의 결혼식,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았던 파혼”
1980년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톱여배우로 군림했던 이경진.
그녀의 인생에는 지금도 회자되는 ‘결혼식장 파혼’이라는 드라마 같은 사건이 있다.
1986년, 미국에서 재미동포 치과의사와 결혼식을 올린 이경진은
식이 끝나기도 전에 파혼을 결심했다.
한인회 치과협회 회장의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짧은 만남을 이어가며 결혼을 준비했지만,

“결혼 확인서 서명 거부, 그리고 한국행 비행기”
결혼식 당일, 신혼여행을 위한 짐을 요청했을 때
“결혼식이 끝나면 주겠다”는 상대의 대답에
이경진은 불편함을 느꼈다.
피로연도 없이 결혼식만 치른 후,
상대가 “결혼 확인서에 서명하라”고 요구하자
이경진은 단호히 거부했다.
그래서 결혼식장에서 끝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그녀는
짐도 챙기지 못한 채 급히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결혼을 끝으로 다시는 결혼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결혼 실패의 상처, 그리고 연기에 대한 집념”
초고속 파경의 충격은 컸지만,
이경진은 좌절 대신 연기에 더욱 몰입했다.
1974년 연극배우로 데뷔해 1975년 MBC 공채 탤런트 7기로 정식 데뷔한 그녀는
70~80년대엔 CF퀸, 청순 스타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삼남매가 용감하게’, ‘금 나와라, 뚝딱!’, ‘경성스캔들’,
‘제3공화국’, ‘코리아게이트’, ‘삼김시대’ 등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쌓았다.

“국민 엄마로 자리매김, 그리고 유방암 투병”
이경진은 1990년대 이후
‘몽실언니’, ‘그대 그리고 나’, ‘아름다운 날들’, ‘끝까지 사랑’ 등에서
주로 주인공의 어머니 역할을 맡으며
‘국민 엄마’로 불렸다.
2014년 KBS ‘여유만만’에 출연해
유방암 투병 사실을 고백하기도 했다.
“차라리 죽여달라고 기도했다”고 털어놨지만,
동료 배우 고두심의 조언으로
다른 병원을 찾아 결국 절제 없이 항암치료만 받고
2년간 가발을 쓰고 연기 활동을 이어갔다.

“여전히 현역, 연기로 채운 인생”
결혼은 끝났지만
이경진의 인생은 여전히 연기로 채워지고 있다.
2023년 영화 ‘잠’에서 수진 모 역으로 출연하는 등
최근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좋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
내가 힘 있게 살 수 있는 날이 많지 않다”며

“여성의 독립과 자기 선택, 그리고 인생의 용기”
이경진의 파혼 스토리는
여성의 자기 선택과 독립,
그리고 인생의 용기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결혼식장에서조차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선택한 그녀의 용기는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결혼식장에서 끝난 사랑, 연기로 완성된 인생”
이경진은 “결혼은 끝났지만, 내 인생은 연기로 채워졌다”고 말한다.
화려한 성공 뒤에 숨겨진 아픔과
그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킨 삶
이경진은 오늘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관객과 시청자에게 감동과 위로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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