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주·막걸리, ‘몸에 좋다’는 믿음이 만든 착각
전통주는 건강한 이미지로 포장된 대표적인 술입니다. 특히 막걸리나 약주는 “몸에 좋은 발효주”, “옛 조상들의 장수 비결”처럼 이야기되며 다른 주종보다 건강에 덜 해롭다는 인식이 퍼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이미지는 과학적 근거보다는 문화적 정서에 가까운 면이 큽니다. 전통주 역시 분명한 ‘알코올 음료’이며,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유기산이나 효모는 소량에 불과해 실질적인 건강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오히려 알코올 함량이 일정 수준 이상이고, 꾸준히 마실 경우 간 기능 저하, 알코올 의존, 심혈관 질환 위험이 다른 술과 다르지 않게 나타납니다.
막걸리가 ‘몸에 좋은 술’이라는 인식은 섭취량을 방심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알코올이 무방비 상태로 체내에 흡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술은 어떤 형태든 결국은 독입니다. 전통이란 이름에 가려진 알코올의 본질을 잊어선 안 됩니다.

막걸리 한 잔도, 결국 ‘술’이고 ‘습관’이 됩니다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낮고, 부드러운 맛 때문에 ‘가볍게 마시는 술’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도수가 낮다고 해서 덜 해롭거나, 중독 가능성이 적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낮은 도수로 인해 많은 양을 마시게 되거나, 식사 중·후로 자주 곁들이게 되면서 ‘일상화된 음주 습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알코올은 중추신경계를 마비시키며, 지속적인 섭취 시 인지 기능 저하, 수면 질 악화, 우울감, 간 기능 저하 등을 유발합니다. 특히 막걸리는 고탄수화물, 고칼로리 음료로 분류되며, 잦은 섭취 시 지방간과 비만을 촉진하는 복합적 문제도 안고 있습니다. 건강에 좋다는 오해로 인해 주 2~3회 이상 음용하는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알코올 의존 상태에 가까워질 수 있으며, 이는 중장년 남성뿐 아니라 여성, 청년층에게도 서서히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밥 대신 한 잔’이라는 표현 속에 일상으로 스며드는 음주야말로 가장 조용한 중독의 시작입니다.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소비되는 중독 위험
전통주의 이미지는 지역 문화, 역사, 자연 발효 등 긍정적인 상징으로 소비되며, 이에 따라 ‘술’이 가진 해악이 상대적으로 가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전통주를 ‘건강 술’로 마케팅하거나, 기능성 발효 성분을 강조하는 제품들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발효는 어디까지나 제조 방식일 뿐, 알코올이 포함된 이상 간과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포장된 전통주가 마치 약처럼 여겨지며 스스로 섭취량을 정당화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막걸리 한 잔쯤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고, 노년층일수록 하루 한두 잔의 음주를 습관처럼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장기 음주는 알코올성 치매, 간경변, 고혈압 등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습니다. 전통이라는 단어가 위험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옛날 방식’이라서 괜찮다는 생각은, 건강 앞에서는 언제나 철저히 검증되어야 합니다.

전통주·막걸리, 건강하게 멀어지는 실천법 4가지
1. 전통주 역시 ‘술’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가볍게라도 매일 마시는 습관은 피합니다.
2. 막걸리를 포함한 모든 알코올 음료는 주 1회, 1~2잔 이내로 제한합니다.
3. 식사 중 음주는 위 점막과 간 해독에 부담을 주므로 가능한 피하고, 물로 대체합니다.
4. 술 대신 탄산수, 발효 음료(무알콜) 등을 활용해 음주 대체 루틴을 만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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