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면에 방해가 되는 요인들 중 하나로 ‘야뇨’가 있다. 즉, 소변 때문에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이를 가리키는 말로 노크투리아(nocturia)라는 말도 있다. ‘야간 빈뇨’라는 의미로, 밤중에 소변을 보기 위해 깨는 현상을 포함한다. 잠을 푹 자기 위해 권장되는 사항들을 꼼꼼하게 점검하며 따르더라도, 화장실 문제로 잠을 깨는 것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다.
노크투리아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다. 보통 50대 이상의 성인 중에서는 적게는 30%, 많게는 50%가 노크투리아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수록 문제는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에는 젊은 사람 중에도 문제를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노크투리아를 자주 경험하고 있다면, 우선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부터 생각해보자. 밤이나 새벽에 화장실 문제로 잠에서 깨어나게 만드는 생활습관들을 살펴보도록 한다.
물,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가?
수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실제로 충분한 물을 섭취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반대로 지나치게 많은 물을 마시는 경우도 분명 있다. 물론 신장 기능이 건강한 경우라면, 과도한 수분을 원활하게 배출할 수 있다. 신장에 문제가 없다면 부족한 것보다는 많이 마시는 편이 낫다고 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박주현 교수는 “물은 하루 1리터 정도면 충분하다”라고 이야기한다. 보통 말하는 ‘하루 2리터’는 음식 등을 통한 수분 섭취를 포함한 양이기 때문에, 순수한 물은 그보다 적게 마셔도 무방하다.
한편, 박주현 교수는 “낮 시간에 일부러 챙겨 마시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일하다 보면 물 마시는 걸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으니, 퇴근 후 저녁식사를 마친 뒤에 한꺼번에 마시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밤중에 소변 문제로 깰 가능성이 높아진다.
소변 참는 습관을 갖고 있지는 않은가?
하루 일과를 보내다 보면, 꼭 필요한 타이밍에 화장실을 갈 수 없는 경우도 분명 생긴다. 요의를 살짝 느끼는 순간 사람들은 판단을 하게 된다. 이게 당장 화장실을 가야 할 정도인지, 아니면 어느 정도 참을 수 있는 정도인지.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느낌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험을 몇 번 하다보면, 소변을 참는 것이 자연스레 습관이 되는 경우가 있다. 급하지 않으면 굳이 화장실을 가지 않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방광 또한 자연스러운 수축과 이완이 필요한 근육이다. 적절한 간격으로 비워주지 않으면 그 기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과민성 방광’이나 ‘방광 기능 저하’가 생기는 이유다.
따라서, 요의를 느끼는 타이밍에 화장실을 가지 못하는 상황을 경험하더라도, 이후에 여유가 생기면 일부러라도 화장실을 다녀오는 습관을 들이는 편이 좋다.
저녁식사는 젓가락으로만 해보기
국물 음식은 대개 건강에 상극으로 취급된다. 수분 그리고 염분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사에 밥과 국이 있어야 한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혹은 국이 없다면 찌개나 탕, 전골 등 어쨌거나 국물이 있는 음식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고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수분과 염분을 함께 섭취하게 되면 단순히 물을 마시는 것보다도 더 많은 소변이 만들어지게 된다. 염분이 체내에서 물을 끌어당기는 경향이 있어, 더 많은 물을 신장으로 이동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평소 수분 섭취가 부족한 경우라면, 높아진 나트륨 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식사에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습관을 실천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저녁식사만큼은 국물 대신 건더기만 먹는 습관을 들여보도록 하자.
잠들기 2시간 전에는 물 금지
노크투리아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언제 물을 마시고 있는지를 점검해보라. ‘잠들기 전 물 한 잔’을 습관처럼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 꽤 많기 때문이다. 물을 마시고도 밤에 문제 없이 잘 잔다면 상관이 없지만, 소변 문제로 깨어나는 사람이라면 그 습관을 바꿀 필요가 있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 만성질환 등으로 인해 정기적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약물을 아침이나 낮에만 먹으면 좋겠지만, 종류에 따라서는 저녁식사 후에도 복용해야 하는 것도 있다. 박주현 교수는 “이럴 때는 식후 30분 정도 지났을 때 소량의 물과 함께 복용하라”고 말한다. 이후 2시간 정도 수분 섭취를 일절 하지 않도록 하고, 잠들기 전 꼭 화장실을 다녀온 뒤에 잠자리에 들라는 조언이다.
누워서 휴대폰 금지, 가습기 활용
노크투리아를 유발하는 또 하나의 원인은, ‘잠에 깊게 들지 못한 경우’다. 혹은 수면 무호흡증인 경우도 있다.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보다가 잠들게 되면 뇌가 활성화된 상태로 수면 주기가 시작된다. 이렇게 되면 ‘깊은 수면’에 도달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때는 약간의 요의만 느껴져도 곧장 화장실로 향하게 된다.
또한, 뇌가 깨어있게 되면 아무래도 자율신경계도 어느 정도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신체 다른 기관들도 ‘완전한 휴식 모드’에 접어들지 못한 상태가 된다. 이때 신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반복하면 계속 소변을 만들어냄으로써 결국 잠에서 깨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주변 환경이 건조할 경우, 입이 건조해지고 목이 마를 수 있다. 이 경우 잠에서 깨 물을 마시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연히 노크투리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패턴이다. 따라서 침실의 습도를 점검해보고 필요하다면 가습기를 꼭 활용하도록 한다.
- 회복 탄력성, 건강한 삶을 위해 길러야 할 능력
- “유방암, 걱정보다는 이해가 먼저입니다”
- 망막 손상과 합병증, 몇 개월 지난 뒤에 찾아올 수도?
- 중년 우울증과 치매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
- 뱃살 찌는 습관, 어떤 부분부터 어떻게 잡아야 할까?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