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코원숭이 무리가 일렬로 서서 이동하는 이유는 우정이나 가족애 등 친밀감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스완지대학고 동물행동학 연구팀은 17일 이런 내용을 담은 관찰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대형 영장류 개코원숭이의 사회성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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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코원숭이 무리가 일렬로 서서 이동하는 이유는 우정이나 가족애 등 친밀감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스완지대학고 동물행동학 연구팀은 17일 이런 내용을 담은 관찰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대형 영장류 개코원숭이의 사회성을 알아보기 위해 장기 조사를 벌여왔다.
긴꼬리원숭이과인 개코원숭이는 성체의 몸길이가 약 150㎝, 꼬리 길이만 약 75㎝, 체중 약 45㎏으로 덩치가 큰 편이다. 사회성이 매우 강해 수십~수백 마리가 공동으로 생활하는데, 유독 이동할 때 일직선으로 나란히 걷는 습성을 가졌다.
그간 학자들은 개코원숭이가 천적의 습격으로부터 피해를 줄이거나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얻기 위해 일렬로 걷는다고 봤다. 연구팀은 기존 가설이 맞는지 알아보기 위해 관찰조사에 나섰다.
줄을 지어 이동하는 개코원숭이 무리 「사진=인공지능(SORA) 생성 이미지」
조사 대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반도에 서식하는 야생 차크마개코원숭이(Papio ursinus)로 정했다. 이 종은 모든 원숭이 중에서도 덩치가 크고 지능이 매우 뛰어나다. 19세기 잭으로 불린 차크마개코원숭이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모처의 역에서 9년간 철도 신호수로 일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연구팀은 차크마개코원숭이 무리가 일렬로 걷는 상황을 고정밀 전지구측위시스템(GPS)으로 측정했다. 36일에 걸쳐 78개 이동열을 파악한 연구팀은 이동 순서가 매번 같은 점을 알아냈고, 아래와 같이 네 가지 가설을 세웠다.
■약자보호설 : 외적에 습격당할 확률이 높은 새끼나 암컷을 중앙에 배치해 강한 개체가 앞뒤에서 보호
■경쟁설 : 먹이나 물 등을 빨리 확보하기 위해 서열이 높은 개체나 적극적인 개체를 앞으로 배치
■우두머리 추종설 : 목적지를 정하는 무리의 리더를 다른 멤버가 따르면서 자연스럽게 줄이 형성
■사회적 관계설 : 방어나 경쟁 같은 뚜렷한 목적 없이, 친구나 부모자식 등 사회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줄을 형성
개코원숭이는 사회성이 아주 강하며, 덩치도 크고 머리도 좋다. 「사진=pixabay」
모든 가설을 검증한 연구팀은 개코원숭이가 대열을 만들어 걷는 이유는 사회적 관계라고 결론을 내렸다. 즉 사이가 좋은 개체끼리 자연스럽게 가까이 다가선 결과 대열이 형성됐다는 이야기다.
조사 관계자는 “진화에 의해 선택된 것이 아니라 다른 특성 때문에 생겨난 생물학적 형질, 즉 스팬드럴(spandrel)의 전형”이라며 “이번 연구에서는 사회적 지위가 높고 동료와 연결이 강한 개체일수록 대열의 중앙에서 친한 동료와 나란히 걷는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사회적 지위가 낮은 개코원숭이는 줄의 선두나 맨 끝에 서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동안 동물 무리에서 앞장서는 개체가 리더로 간주됐는데, 이는 학자들의 편견임이 드러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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