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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판막에 인간 세포 보충, ‘이식 수술’의 새로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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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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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맥 판막 손상은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대동맥 판막은 심장과 대동맥 사이의 혈액 흐름을 조절하는 역할로, 심장에서 뿜어진 혈액이 다시 역류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판막이 손상되거나 협착을 일으키거나 제대로 닫히지 않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 피가 역류하게 되고, 심부전을 비롯한 심혈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대동맥 판막 문제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들은 몇 가지가 있으나, 모두 나름의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중 ‘동물 조직판막 이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제기됐다. 

동물 조직판막 이식의 한계

대동맥 판막이 손상될 경우, 보통 세 가지의 옵션이 제시된다. 본인의 폐동맥 판막을 이식하는 ROSS 수술, 인공적으로 만든 기계판막 이식, 소나 돼지 등 동물 조직판막 이식이다. 최근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기계판막이나 동물 조직판막 이식이 주로 행해졌으며, 최근 들어 ROSS 수술도 다시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ROSS 수술의 경우, 본인의 폐동맥 판막을 떼어 대동맥에 이식하고, 폐동맥 판막을 기증 받은 동종 판막 또는 인공 기계판막으로 대체하는 방법이다. 동종 판막 이식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이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한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기계판막 이식의 경우,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재수술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기계판막의 소재 특성상 생체 판막에 비해 기능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평생 항혈전제를 복용하며 주기적으로 혈액 상태를 모니터링해야 하는 등 삶의 질 측면에서 부담이 생긴다.

동물 조직판막 이식의 경우, 기본적으로 생체 판막이므로 안정성은 높다. 하지만 보통 10~15년 주기로 재수술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대동맥 판막에 가해지는 기계적 스트레스로 인해 내구성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판막 조직이 경화돼 정상적으로 열리고 닫히는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이 아닌 동물의 조직이라서 인체가 외부 물질로 인식해 면역 반응을 일으킬 우려도 있다.

동물 조직판막에 인간 세포 이식

미국 노스이스턴 대학의 생체공학 분야 닝 왕 교수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돼지의 조직판막에 인간의 세포를 이식하는 방법을 시도했다. 동물의 세포는 근본적으로 인간과 다르기 때문에, 이로 인해 체내에서 발생하는 호환성 문제와 면역 반응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다.

연구팀은 먼저 인간의 피부에서 세포를 채취한 다음, 유전자 재프로그래밍 방법을 사용해 ‘대동맥 판막 세포’로 변환했다. 그런 다음 돼지의 심장 판막에 효소를 사용해 세포를 제거하고, 재프로그래밍한 인간 판막 세포를 보충했다. 즉, 돼지의 판막 조직을 뼈대로 했지만, 내부는 인간의 세포로 채워진 판막을 만들어낸 것이다.

연구팀은 이 판막을 면역 체계가 손상된 쥐 모델에 이식했다. 쥐는 약 2개월 동안 아무런 문제 없이 생존했다. 닝 왕 교수에 따르면 이 기간을 인간의 수명으로 환산할 경우 5년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세포 채취 및 재프로그래밍부터 이식까지 걸린 전체 과정은 20일이었다.

무엇보다도, 닝 왕 교수는 세포 재프로그래밍 과정에서 다른 숙주 세포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줄기 세포를 거치지 않고 바로 대동맥 판막 세포로 변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세포 재프로그래밍에서는 특정 유전자를 주입해 줄기 세포와 같은 상태로 변환시킨 다음, 여기서 필요한 세포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유전자 주입의 매개체로 바이러스 등 다른 숙주 세포를 사용하기도 한다.

닝 왕 교수는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알려진 바이러스도 언제든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라고 이야기하며,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고 곧장 세포 재프로그래밍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재수술’이라는 단점 보완 가능성

이 방법은 동물 조직판막을 이식함으로써 따라오는 ‘재수술’이라는 한계점을 극복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대동맥 판막 이식 수술의 크고 작음 여부를 떠나, 환자 입장에서는 재수술이라는 것 자체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노스이스턴 대학 연구팀의 시도는 최소한 기존 재수술 간격을 더 길게 만드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연구가 매우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동물 조직판막을 이식하면서도 아예 재수술이 필요하지 않게 되는 것도 기대해볼 만하다.

물론 이번 실험 연구의 성과에서는 5년 정도의 안정성을 보였다. 이는 기존 동물 조직판막 이식이 10~15년의 안정성을 가졌던 것보다도 짧은 수준이다. 하지만 연구는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연구팀의 접근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는 데 있다. 향후 연구가 거듭되는 과정에서 기존보다 더 장기간의 안정성을 갖출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닝 왕 교수 연구팀은 향후 양이나 돼지 등 대형 동물에게도 이 방법이 문제 없이 적용될 수 있는지를 검증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연히 궁극적으로는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편, 이 연구의 원리 자체는 다른 조직의 대체 장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 이식 분야에서 더욱 안전하고 호환성이 높은 대안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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