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 개선은 하루아침에 이뤄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여러 방향에서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일정 기간 이상 지속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해야할 일이 많으면 으레 무엇부터 해야하는지 헷갈리기 쉽다. 건강 개선을 위한 출발점을 명확히 제시하자면, ‘섬유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다.
흔히 섬유질 하면 채소를 떠올리지만, 모든 채소가 풍부한 섬유질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채소가 섬유질이 많은지, 그리고 섬유질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한다.
섬유질 섭취를 늘려야 하는 이유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섬유질 섭취를 가장 먼저 권장하는 이유는 크게 4가지다. 첫 번째는 가장 단순한 이유다. ‘소화력 향상’을 위해서다.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게 되면 규칙적인 배변 주기를 가질 수 있다. 변비를 완화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장내 환경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두 번째 이유는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은 포만감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단백질이나 지방도 포만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섬유질과는 메커니즘이 다르다. 불용성 섬유질은 장에서 부풀어오름으로써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수용성 섬유질은 장에서 발효되며 포만감을 높이는 호르몬을 자극하는 방식이다.
또한, 수용성 섬유질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이로 인해 ‘심혈관 건강 개선’에 기여한다는 것이 섬유질 섭취를 권장하는 세 번째 이유다. 마지막으로 2형 당뇨, 대장암과 같은 만성 질환 위험을 낮춘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된다. ‘건강 관리’라는 커다란 목표에서 보면 꽤 많은 장점들이다. 섬유질 섭취를 늘림으로써 이 장점들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
섬유질 많은 채소는 따로 있다?
섬유질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카테고리는 ‘식물’이다. 그중에서도 채소와 과일이 대표적이다. 엄밀히 따지면 통곡물도 섬유질을 제공하지만, 효율로 따지면 채소가 가장 뛰어나고 그 다음이 과일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상세 종류별로 섬유질 함량이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섬유질 섭취를 늘리기 위해 채소를 먹는다”라고 이야기하려면, 기본적인 카테고리는 알아두는 편이 좋다. 자칫하면 섬유질은 별로 없는데 먹기만 많이 먹는 결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0g을 기준으로 했을 때 보통 섬유질이 가장 많은 채소로는 아티초크(약 8.5g)가 꼽힌다. 보다 대중적인 사례 중 가장 섬유질 함량이 뛰어난 것으로는 완두콩(약 5.7g)을 들 수 있다. 그 외에 케일(약 4g), 고구마(약 3g), 비트(약 2.8g), 브로콜리(약 2.6g) 등이 섬유질 공급에 좋은 채소들이다.
과일은 대체로 채소에 비해 섬유질이 적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통 즐겨먹는 과일들은 상당한 양의 섬유질을 제공한다. 아보카도(약 6.7g)와 라즈베리(6.5g)가 대표적이고, 일상 과일로 여겨지는 배(약 3.1g)와 사과(약 2.4g)도 좋다. 단, 이들은 경우 ‘껍질째 먹을 때’를 기준으로 한 양이다. 이외에 키위(약 3g)와 바나나(약 2.6g)도 좋다.
섬유질 부족해도 채소, 과일은 좋아
섬유질 섭취 목적으로 즐겨먹던 채소가 위에 나열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이쪽 목록에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시금치(약 2.2g), 고추(약 1.5g), 토마토(약 1.2g), 버섯(약 1g)이다. 이들은 꽤나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일상 채소들이지만, 생각보다 섬유질 함량은 많지 않다.
하지만 채소를 반드시 섬유질 섭취 목적으로만 먹는 것은 아니다. 위에 나열한 채소들은 섬유질 외에도 비타민, 무기질, 항산화 성분 등 다양한 영양소를 제공해주는 건강 식품들이다. 시금치의 경우 비타민 A, 비타민 K, 철분의 보고이며, 고추는 항산화 물질이기도 한 비타민 C의 공급원이다. 토마토는 항산화 성분인 라이코펜이 풍부하고 심혈관 건강을 도와주는 효자 식품이다.
버섯은 종류가 다양하고 저마다 다른 효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대개 비타민 D와 비타민 B군, 항산화 물질이자 무기질인 셀레늄을 제공한다는 점은 비슷하다. 표고나 느타리 같은 일부 종류는 면역력을 강화해주는 베타글루칸 성분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
섬유질 보존을 위한 유의사항
앞서 제시한 채소들의 섬유질 함량은 ‘생 채소 그대로’ 섭취할 때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어떤 것들은 그냥 먹을 수도 있는가 하면, 또 어떤 것들은 조리를 거쳐야만 먹을 수 있는 것도 있다. 이때 조리 방법에 따라 원재료의 섬유질이 파괴되거나 줄어들 수도 있다.
최고의 방법은 물을 먼저 끓여서 살짝 데치거나 물에 닿지 않고 찌는 방법이다. 보통 이 방법이 영양소 및 섬유질 손실이 가장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 무난한 방법으로는 굽기와 전자레인지 조리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수분을 줄이고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너무 오랜 시간 조리하는 것만 피하면 섬유질 보존에 좋은 조리법이라 할 수 있다.
가장 피해야 할 방법은 채소를 곱게 갈거나 착즙을 하는 방법이다. 고속 블렌딩을 사용해 재료를 섞게 되면 입자가 곱게 갈리는 만큼 섬유질도 파괴될 우려가 높아진다. 착즙은 말 그대로 재료의 수분만을 빼내는 것이므로 섬유질이 아예 없어지는 셈이다.
즉, 채소의 섬유질을 최대한으로 누리기 위해서는 두 가지 공식을 기억해야 한다. 첫째,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가급적 생으로 먹는다. 둘째, 조리가 필요한 것은 데치기, 찌기, 굽기, 전자레인지를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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