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군 전차와 장갑차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잇따라 무력화되며 논란이 지속되던 가운데, 그 근본적인 원인이 공식적으로 밝혀졌다.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군사 연구기관인 ‘니 스탈리(NII Stali)’가 방산 납품 과정에서 대규모 비리를 저질러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핵심은 전차의 방호를 담당하는 폭발반응장갑 내부를 정해진 고성능 폭발물이 아닌, 저렴하고 효과가 거의 없는 콘크리트로 채워 납품했다는 점이다. 이는 명백한 조작 행위이자, 전투 중 병사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 이런 배경이 있었기에 러시아의 기갑 전력이 우크라이나군의 비교적 약한 화력에도 속수무책으로 파괴된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폭발반응장갑의 원리와 ‘콘크리트 장갑’의 치명적 차이
폭발반응장갑은 적의 탄두가 전차에 명중할 때 발생하는 ‘메탈제트’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설계된 첨단 방호 장치다. 내부에 폭약을 삽입해 적의 포탄이 접촉하는 순간 반응폭발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침투력을 약화시켜 전차 내부를 보호하는 방식이다. 특히 최신 대전차 미사일이나 기관포에 대한 생존성을 크게 높이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이 폭발반응장갑의 내부에 폭약 대신 콘크리트를 넣는 것은, 아예 방호 기능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콘크리트는 밀도가 낮고 반응 능력이 없어 포탄의 관통력을 전혀 흡수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기갑장비가 M2 브래들리 장갑차의 25mm 기관포에도 쉽게 관통당한 이유는 명백해진다. 방산 비리로 인한 구조적 결함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돈을 위해 병사들을 판 거래… 러시아 방산의 민낯
니 스탈리가 폭발물 대신 콘크리트를 사용한 이유는 단순하다. 원가 절감과 부당 이득 획득을 위해서다. 고가의 고폭약 대신 저렴한 건축 자재를 사용하면 막대한 차액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부정부패를 넘어, 군의 신뢰성과 작전 능력을 스스로 붕괴시킨 행위다. 러시아는 기갑 전력을 자국 군사력의 상징처럼 강조해왔지만, 그 실체는 부실한 방호력과 조작된 장비로 드러나며 국제적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수백 대 이상의 러시아 전차가 격파된 이유가 단순히 전략이나 무기 성능 문제가 아니라, 내부 방호 시스템 자체가 무용지물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군수 실수나 기술적 오류가 아닌, 체계적인 비리와 기만에 의해 발생한 참사다.

기갑 신화의 붕괴, 러시아 군사 이미지에 치명타
이번 사건은 단지 한 기관의 부패를 넘어서, 러시아 군사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전차는 러시아군의 전통적인 주력 병기였고, 전 세계 무기 시장에서 주요 수출 품목이기도 했다. 하지만 콘크리트로 채워진 장갑차라는 사실이 드러난 순간, 러시아산 무기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급락하게 되었다.
앞으로 러시아 방산업계가 국제 시장에서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내부 고발이나 외부 감시 없이 운영되는 국영 기관의 폐쇄성과 무책임한 납품 관행이 이번 사태를 불러온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결국 러시아는 전쟁에서의 피해뿐 아니라, 군사 강국 이미지에 대한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 셈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