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일이 많은 사람이라면 다리에 무거움이나 저림, 부종 같은 증상을 경험해봤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를 단순한 피로감으로 넘기지만, 정작 이 증상들이 ‘하지정맥류’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하기 쉽다. 문제는 하지정맥류가 단순히 미용적인 문제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염증, 피부 괴사, 정맥성 궤양 등과 같은 심각한 질환의 전조일 수 있어 조기 대처가 중요하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내 판막 기능이 손상되면서 혈액이 역류하고 정맥이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대부분 다리 피부 아래 튀어나온 혈관으로 쉽게 구분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내부 깊은 정맥에만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어 자가 진단만으로는 위험을 놓치기 쉽다. 하지정맥류가 무서운 이유는 그 자체보다도, 이를 방치했을 때 나타나는 여러 2차 질환 때문이다.
1. 피부 착색과 염증, ‘만성 피부질환’으로 이어진다
하지정맥류를 장기간 방치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 중 하나가 피부의 색 변화다. 정맥 내 혈액이 원활하게 순환하지 못하면서 혈류가 정체되고, 이로 인해 혈액 속의 적혈구가 피부 조직에 스며들어 색소침착을 유발하게 된다. 초기에는 갈색 반점처럼 보이지만 점차 넓은 부위로 번지고, 심한 경우 피부 자체가 딱딱해지거나 염증이 동반되며 만성 피부염으로 발전한다.
피부 표면이 붉고 간지럽거나 따끔거리는 증상은 흔하며, 이러한 염증이 반복될수록 피부는 점점 얇아지고 감염에 취약해진다. 이 상태에서 작은 상처라도 생기면 쉽게 덧나고 회복이 늦어지며, 그 결과는 더 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2. 정맥성 궤양, ‘회복 어려운 상처’로 발전할 수 있다
정맥 기능 저하가 오래 지속되면 다리 피부에 ‘정맥성 궤양’이 생길 수 있다. 이는 하지정맥류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 중 하나로, 발목 주변 피부가 검게 변하고, 그 위에 상처가 생긴 뒤 쉽게 낫지 않는 양상을 보인다. 초기에는 단순한 피부 손상처럼 보여 방심하기 쉽지만, 일단 궤양으로 진행되면 치료가 매우 까다롭다.
정맥성 궤양은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상처 회복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소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만성화된다. 피부가 점점 괴사하거나, 세균에 감염돼 진물이나 악취가 나는 등 위생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일부 환자는 통증으로 인해 걷기도 어려워진다.
3. 혈전증과 폐색전증 위험… 생명 위협 가능성도
가장 위험한 합병증은 ‘정맥 혈전증’이다. 하지정맥류가 심해지면 정체된 혈액이 굳어 혈전(피떡)을 만들 수 있는데, 이 혈전이 혈류를 타고 폐로 이동하게 되면 ‘폐색전증’이라는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한다. 폐색전증은 급작스러운 호흡 곤란, 가슴 통증, 심한 경우에는 실신이나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장시간 비행기 탑승이나, 장기 입원 등 움직임이 적은 환경에서는 정맥 혈전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정맥류가 있는 사람일수록 더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단순히 다리가 불편한 질환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4. 다리 기능 저하와 삶의 질 하락
하지정맥류는 겉보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리의 무거움, 통증, 저림 등의 증상은 일상생활에 지속적으로 불편을 주며, 이는 결국 활동성 저하로 이어진다. 장시간 서 있기 어렵고, 걷는 것조차 피곤하게 느껴지며, 밤이면 다리에 쥐가 나는 등 수면의 질까지 떨어질 수 있다.
게다가 이러한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받게 된다. 일부 환자의 경우 우울감, 대인기피 등 정신적 스트레스도 동반되며, 단순한 신체 문제를 넘어 심리적 건강까지 영향을 받는 사례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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