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은 한동안 혐오식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들어 ‘콜라겐 식품’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과 함께 여성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콜라겐이라는 단어 하나로 닭발이 피부에 좋다고 단정 짓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접근이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조리 방식과 양념 때문에 건강에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요인도 분명 존재한다.
1. 닭발 콜라겐, 과연 피부로 흡수될까?
닭발에는 결합조직이 많아 콜라겐 함량이 높은 것은 맞다. 피부, 인대, 연골에 포함된 단백질 중 하나인 콜라겐은 체내 합성 능력이 떨어지는 중장년층에게 특히 필요한 성분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콜라겐이 많이 들어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고스란히 피부로 흡수된다는 보장은 없다.
콜라겐은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흡수되며, 이후 체내에서 필요한 곳에 다시 조합되어 쓰인다. 이때 비타민C나 철, 아연 같은 보조 인자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피부로 사용되기보다는 에너지로 쓰이거나 배출된다. 즉, 단순히 콜라겐 식품을 섭취한다고 해서 피부에 직접적으로 좋은 영향을 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2. 매운 양념과 기름이 콜라겐 효과를 방해한다
한국에서 소비되는 닭발은 대부분 매운 양념에 절여지거나 기름에 볶아 먹는 조리 방식이 일반적이다. 고추장, 간장, 설탕, 물엿, 기름이 듬뿍 들어간 양념은 자극적일 뿐 아니라 나트륨과 당, 지방 함량이 높다. 이러한 양념은 체내에서 염증을 유도하고, 혈당과 혈압을 동시에 상승시킬 수 있다.
특히 고온에서 단백질과 당이 결합할 경우 생기는 AGE(당화 최종산물)는 세포 노화를 촉진하고 피부 탄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피부에 좋으려고 닭발을 먹었는데, 오히려 피부 노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양념 성분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콜라겐이라는 장점 하나를 얻기 위해 건강을 여러 방향에서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3. 닭발을 건강하게 먹는 조리법은 따로 있다
닭발의 콜라겐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양념 중심의 조리 방식을 재고해야 한다. 직화로 태우거나 불에 직접 굽는 방식은 피하고, 찜이나 국물 형태로 조리하는 것이 훨씬 낫다. 특히 간을 하지 않고 닭발만 푹 고아 국처럼 끓이면 콜라겐 성분이 우러나오는 동시에 염분 섭취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닭발을 먹을 때는 반드시 채소와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채소에 포함된 항산화 성분과 비타민C는 콜라겐의 체내 합성을 도와 피부로 재조합되는 효율을 높여준다. 다시 말해, 닭발을 먹는 것만큼 중요한 건 그것을 어떤 조합으로, 어떤 방식으로 조리하느냐다.
4. 닭발은 콜라겐 덩어리지만 ‘완전식품’은 아니다
닭발에 콜라겐이 많다고 해서 그것이 곧 건강한 음식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닭발은 단백질 함량 외에 철, 비타민, 섬유질 등은 거의 들어 있지 않다. 또 대부분 껍질과 연골로 이루어져 있어 포만감도 낮고,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 지방 섭취량이 증가할 수 있다.
특히 껍질에 가까운 부위를 섭취할 경우 콜레스테롤이나 포화지방이 함께 포함될 수 있어, 중년 이후 건강을 챙기려는 식단에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식사보다는 간식이나 보조 식품 개념으로 접근하고, 섭취 빈도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콜라겐 흡수를 위해 식단 전반을 바꿔야 한다
콜라겐 자체보다는 그것이 몸 안에서 어떤 환경 속에 놓이는지가 더 중요하다. 닭발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비타민C가 부족하거나 염증 수치가 높은 상태라면 그 콜라겐은 피부에 도달하지 못한다. 오히려 잘못된 식단은 체내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콜라겐을 소모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루 한 끼라도 신선한 채소와 과일, 균형 잡힌 단백질을 포함한 식사를 하는 것이 진짜 피부 건강을 위한 전략이다. 닭발은 그중 하나의 구성일 수는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 콜라겐 하나만 바라보며 닭발을 반복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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