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방산’, 수출 주력 산업으로 부상…연간 수출 사상 최대 기록 전망
국산 방위산업이 전 세계 무기시장에서 거침없는 확장을 이어가며, 2024년 한국 방산 수출 실적이 사상 처음으로 200억 달러(약 27조 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최근 수출 대상국이 4개국(2022년 기준)에서 12개국으로 세 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폴란드, 루마니아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핀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중동 국가로 확산 중이다.
이 같은 성과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의 군사적 불안정으로 인해 각국이 군비 확충에 나선 가운데, 한국 무기의 우수한 성능·합리적 가격·신속 납기 능력이 동시에 부각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급부상한 결과다.

FA-50, KAI 1조 원 수출 성사…KF-21까지 잇는 항공기 수출 본격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3일 필리핀 국방부와 FA-50PH 12대 수출 계약(약 7억 달러, 한화 약 1조 원)을 체결했다. 필리핀 공군이 이미 도입한 FA-50의 신뢰성과 실전성을 바탕으로 이뤄진 2차 수출 계약이다.
FA-50은 미국 F-16의 약 80%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가격은 훨씬 낮은 고효율 경공격기로 평가받고 있다. KAI는 단좌형 FA-50 개량형 개발과 함께, KF-21 전투기의 양산 체계에도 본격 돌입했다. KF-21은 마하 1.8 최고 속도 달성, 공대공 미사일 시험발사, 공중급유 등 주요 시험에 성공했고, 2026년부터 본격 납품을 시작해 노후 F-4, F-5 기체를 대체할 예정이다.

K2 전차, 폴란드 2차 계약 임박…사상 최대 수출 기록 눈앞
현대로템은 이달 말 K2 ‘흑표’ 전차 180대에 대한 폴란드 2차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계약 규모는 60억 달러(약 9조 원)에 달하며, 이는 단일 무기 계약으로는 대한민국 방산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1차 계약 당시와 동일한 수량이지만, ▲현지 생산 확대 ▲기술 이전 ▲유지·보수 계약(MRO) ▲부속 전력(K2PL, 교량·구난 전차 등)까지 포함돼 가격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로템은 117대를 국내 생산, 나머지 63대는 폴란드 국영 PGZ와 협력해 현지 생산할 계획이다.

자주포·다연장로켓·방공무기 수출도 호조…중동·동남아로 확대
한국 방산의 주력 품목인 자주포와 다연장로켓도 유럽·중동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에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 운반장갑차 36대(약 1조4000억 원)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 베트남과의 K-9 공급 계약도 막바지 단계다.
- 천무 다연장로켓은 폴란드에 72문, 약 2조2000억 원 규모로 계약을 마쳤다.
또한 중동 지역에서는 천궁-Ⅱ를 포함한 방공무기 수출도 주목된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라크에 약 12조 원 규모의 수출이 성사됐고, 한국형 사드 ‘L-SAM’도 개발이 본격화되어 수출 가능성을 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이들 방공무기의 다기능 레이다(MFR)와 L-SAM-Ⅱ 개발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중소기업도 ‘K-방산 붐’ 동참…국제 전시회·수출 전선 확장
중견·중소 방산기업들도 글로벌 방산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 SNT다이내믹스는 MADEX 2025에서 120mm 자주박격포,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등을 선보이며, 이미 튀르키예에 알타이 전차용 자동변속기(약 3000억 원)을 수출한 이력이 있다.
-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KDI)는 체코 브르노에서 열린 국제 방산박람회 IDET 2025에 참가해 230mm 로켓탄, 드론, 신관류 등을 선보이며 유럽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처럼 K-방산은 대기업 중심의 중장비뿐 아니라 정밀 부품·무기체계·드론·전자장비 등 다양한 분야로 수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 방위산업은 단순 수출 품목을 넘어서, 정비·훈련·기술이전·공동개발까지 아우르는 종합 패키지 수출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 수출국은 이제 12개국을 넘어 더 넓은 세계로 확장 중이며, 방산은 ‘조선·반도체·배터리’에 이은 제4의 수출 주력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4년 200억 달러 수출 달성은 K-방산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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